아시아 지역 대학생들의 창업 아이템 경연대회인 '2011 KT&G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 우승은 역대 처음으로 필리핀팀에 돌아갔다. 필리핀팀은 3일 중국 베이징 런민대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창업 아이템 배틀'에서 전화 음성을 통해 상대방의 심리상태를 파악,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E-motivate 시스템'으로 영예의 1등에 올랐다. 2등은 창업 아이템을 가진 사업가와 투자자 간 소셜네트워크를 선보인 싱가포르팀,3위는 이동식 버스에서 식사와 화상채팅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한국팀(홍익대 등)에 돌아갔다.

필리핀팀의 'E-motivate 시스템'은 실용성이 높고 당장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니콜 시슨(21) 등 필리핀국립대 학생 9명이 한 달간 머리를 맞대고 개발했다. 이들은 전 세계 콜센터 서비스시장 4위 규모인 필리핀의 특성을 감안,전화음성(억양 · 어조 등)을 통해 심리상태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마케팅을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창업 소재로 내놓았다. 예컨대 의료분야에서 음성인식을 통해 환자의 정서를 파악하는 기술을 비즈니스로 변형한 것이다.

싱가포르 연합팀(SMU · NTU · SIM)이 제안한 '비즈니스 링크인 시스템'은 소셜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웹서비스를 구축,창업-투자를 한번에 연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정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투자자금에 대한 투명성 · 안전성을 높이고 누구나 번뜩이는 창업 아이템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적립식 펀드처럼 소규모 자본도 직접 투자할 수 있다. 사업의 진행 과정과 수익성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와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며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 대학원생이 주축인 한국팀이 출품한 '이동식 버스레스토랑'은 독창적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일본의 '런치메이트 신드롬' 등 혼자 밥을 먹는 대학생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착안된 아이디어다. 이동버스 내부에 레스토랑을 만들고 아시아 각국의 대학생 · 직장인과 화상채팅으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어학공부 · 정보 공유는 물론 나아가 아시아 경제권을 좁힌다는 창의성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참가 대학생들은 "아시아 각국의 젊은이들이 가진 진취적인 창업 아이템을 토론과 발표를 통해 서로 평가할 수 있어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창업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은 빌 게이츠 같은 거상(巨商)을 꿈꾸는 아시아 지역 젊은이들이 아이디어 배틀을 펼치는 행사로 올해가 10회째다.

베이징=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