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에 힘입어 지난 1일 사상 최고치인 2121.0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언제까지 '사자'를 계속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지속할지는 원 · 달러 환율 움직임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 유입→증시 강세'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수 기조도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식음료 유통 제약 은행 보험 등 내수주가 환율 하락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환율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

원 · 달러 환율은 지난달 17일부터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 고점인 1134원70전을 찍고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1일(1091원10전)까지 3.50%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비슷한 시기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매수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3일 동안 3조6000억원어치를 쓸어담아 사상 최고가 경신의 일등공신이 됐다. 작년 9~10월 19일 연속 사들인 이후 최장기간 순매수다.

환율이 오름세를 보일 때는 외국인이 증시에서 발을 뺐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이전,증시가 조정 양상을 보였던 지난 2월 초순(1~10일)이 이런 경우다. 이 기간 환율이 1.09% 오르는 동안 외국인은 1조7941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원 · 달러 환율이 상반기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경기 침체 극복과 지진 피해 수습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함에 따라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어서다.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 중 하나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은 자산 가치 상승에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어 외국인의 순매수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박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 압력이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반기 중 환율이 1050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식음료 · 대형마트 관련주 주목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감안하면 물가 급등 부담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식음료 유통업종과 경기 연관성이 큰 금융업종 등 내수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들은 △CJ프레시웨이(대우증권 추천) △LG패션 현대해상(현대증권) △현대백화점(신한금융투자) △삼성화재(동양종금증권) 등을 이번주(4~8일) 추천 종목에 포함시켰다.

김장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 1100원 붕괴는 정부 정책이 '성장'에서 '물가'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내수주 가운데 특히 유통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롯데쇼핑 등 대형마트 관련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수출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다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환율 하락의 악영향을 상쇄할 호재도 있어 조정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이 수출 관련 종목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이상이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김유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