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부드러워졌다…미술관서 채용 박람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창의적 인재 먼저 잡자" 잡페어 발상의 전환
"보수적인 줄 알았는데…" 준비생 1500여명 북적
"보수적인 줄 알았는데…" 준비생 1500여명 북적
"그룹 규모는 2위인데 채용만 하면 대한항공 CJ 같은 곳에도 밀리니까 갑갑할 노릇이죠.현대자동차라고 하면 취업 준비생들한테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잘 나갈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
현대자동차가 '미술관 속 잡페어(채용박람회)'라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동에 있는 부띠크모나코 미술관에서다. 현대차 인재채용팀의 조병인 과장은 "보수적이고 남성적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도록 감각적인 건물로 유명한 부띠크모나코에서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금요일 오후.100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취업 준비생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합격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살펴보고 있었다. 현대차는 2011년도 신입사원들의 자기소개서,합격수기 등을 미술관 벽면에 전시해 놓고 행사장을 찾은 준비생들이 살펴볼 수 있게끔 했다.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규모가 커서 놀랐고,직종별로 업무 내용도 쉽게 알 수 있게 해서 좋았습니다. 사실은 현대차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갑자기 끌리네요. " 다음(Daum) 카페 '취업 뽀개기'에서 정보를 얻고 왔다는 윤민수 씨(27)의 말이다.
미술관 한쪽에서는 대리에서 차장급 직원들이 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손봐주고 있었다. 5분간 모의 면접을 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영기 인재채용팀장은 "모의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들에게는 채용시 가점을 주기로 했다"며 "어떤 학생은 원더걸스의 '텔 미(tell me)'를 즉석에서 불러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미술관 잡페어에 나선 것은 정의선 부회장의 평소 철학도 반영돼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이제 마케팅 회사"라고 강조한다. 글로벌 시대에 회사를 널리 알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올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New Thinking,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행사장에는 현대차의 신형 크로스오버차량(CUV) '벨로스터'도 전시돼 있었다. 벨로스터는 운전석 쪽에 하나,보조석 쪽에 두 개의 문을 단 파격적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틀간 열린 잡페어를 찾은 취업 준비생은 총 1500명에 달했다. 기존 대학에서 진행한 취업설명회 참석자는 100여명 수준이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