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시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부담감과 1분기 기업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부담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강세장의 재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3일 코스피 지수가 1분기 중 연간 저점을 확실하게 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단기 조정보다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 목표치를 1분기 2100에서 2분기 2250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고점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식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섹터전략 강화를 통해 시장의 추가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했다.

우선 2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출 성수기이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1분기보다 완화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4월 이후 한국경제는 계절적인 수출 성수기에 진입하게 되는 반면 연초부터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이션 압력은 빠르게 하락하는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4월은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상승과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가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의 상승폭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00년 이후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이익이 동시에 상승한 국면에서 주가는 다섯 번 모두 올랐다. 상승 폭도 평균 35.4%에 달했다.

1분기에 발생했던 지수 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중동발 유가 불안, 일본 대지진 등 외부 충격에도 코스피 지수가 1900 초중반선을 지켜내면서 악재에 대한 내성이 보다 강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발 민주화 운동, 일본 대지진, 유럽의 재정위기 등의 악재를 감안하면 주식 시장이 엄청나게 선전하고 있다"며 "조정은 짧고 상승은 길게 나타나는 강세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양 센터장은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은 이머징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의 긴축 완화, 일본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의 수혜 등을 고려한 행보로 추정된다"며 "상장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가 3개월 만에 다시 상향조정 추세로 반전됐고 글로벌 국가들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메리트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도 "최근 코스피 지수의 가파른 상승이 1월 후반 이후 복합적인 악재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에서 시작됐지만 2100선을 넘어서면서는 새로운 희망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미국 고용 시장이 의미있는 증가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의 경기모멘텀도 회복될 조짐을 보인다는 점 △3월 대 외 불안과 불확실성에도 수출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탁월한 수출 경쟁력을 나타냈다는 점 △3월 후반부터 한국관련펀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됐다는 점 등을 새로운 희망으로 꼽았다.

특히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KOSPI는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수이다', '닥터 KOSPI' 라는 표현을 해왔던 외국인 모멘텀 플레이어들은 한국 경기 사이클과 투자 타이밍에 정통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에도 그 기회를 놓칠리 없다.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시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류 팀장은 "단기 지수 급등과 제반이동평균선과의 괴리 확대 등으로 일시적 지수 되돌림을 예상해 볼 수도 있지만 가속도라는 측면에서 지수의 기대 수준을 좀 더 높고 길게 잡아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