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민연금 같은 준조세 성격의 공공요금을 꼬박꼬박 내면 개인 신용등급 평가에 가점을 받는다. 신용회복 지원제도의 기준과 절차가 완화돼 '패자부활' 기회가 많아지고 햇살론을 비롯한 서민금융 상품의 대출 요건도 개선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방안을 이번 주 발표하는 '서민금융 기반강화 대책'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개인 신용등급 평가에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전기요금 등의 납부 실적을 반영키로 하고 관계 기관과 정보 제공에 대한 막바지 협의중이다.

다만 국민연금관리공단, 건강보험관리공단, 한국전력 등이 개인정보를 일괄 제공하는 데 난색을 보여 본인의 동의를 얻어 정보를 받는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 각 금융기관에서 공공요금 납부 실적에 대한 정보제공 동의를 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공공요금을 꾸준히 냈다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은 등급 평가에 가점을 받고, 등급이 아예 없다면 은행대출이 가능한 5등급 이상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공요금을 밀리지 않고 낸 사람은 그만큼 채무도 성실히 갚을 확률이 높다는 게 미국 등 선진국 사례에서 입증됐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기존의 신용회복 지원제도를 개선해 개인 워크아웃이 더욱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신용회복 지원을 받으면 대부분 이자를 탕감받고 8년에 걸쳐 빚을 분할 상환하는데, 이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개인 워크아웃에 대해 신용회복위원회는 1년의 상환 유예기간을 두고 신용회복기금은 유예기간이 없지만, 앞으로는 2년의 유예기간이 모두 적용된다.

햇살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의 대출 요건도 완화된다.

대표적으로 소득 대비 한도(DTI)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햇살론의 경우 소득의 인정 범위가 비급여소득 등으로 넓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1월과 2월 현장 실태조사에서 소득 인정 범위가 너무 좁다는 지적이 많아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신용평가사의 평가 모델도 균질화하면서 연체와 대부업 이용 등 `불량정보' 위주인 평가 항목에 공공요금 납부 등 `우량정보'을 넣도록 할 방침이다.

신용등급 평가 항목의 공개 범위도 확대하고, 금융기관 창구에서의 신용등급 조회는 횟수와 무관하게 등급 산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서민금융 지원을 전담하기 위해 금융서비스국 산하의 중소금융과와 서민금융팀을 떼어 중소서민금융국(가칭)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