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계열사 몰아주기를 하다 감독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태광산업 등 계열 9개사가 비상장사인 동림관광개발을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이 15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며 업체별로는 흥국생명보험 10억8000만원, 대한화섬 5억2000만원, 티브로드기남방송 4억4000만원, 티브로드홀딩스 2억9000만원, 티브로드한빛방송 2억6000만원, 티브로드낙동방송 1억4000만원, 티브로드폭스코리아 1억3000만원, 이채널 1억3000만원 등이다.

공정위는 지원규모가 큰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비슷한 유형의 부당지원으로 적발된 적이 있는 대한화섬 등 3개사를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태광그룹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동림관광개발은 2008년 춘천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자 계열사들은 회원권 취득을 가장해 무이자로 자금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9개사는 '회원금 예치금' 명목으로 회원권 72구좌(구좌당 11억원, 총 792억원)를 매입하기로 사전투자약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골프장 회원권 1차 공개모집기간 이후에 투자수익금을 포기하고 투자원금과 같은 가격에 회원권을 취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태광그룹 9개사의 사전투자행위는 선납예치금에 따른 적정한 수준의 이자를 받아야함에도 받지 않았으므로 사실상 무이자로 자금을 제공한 것"이라며 "특히 태광그룹 9개사가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하락 또는 약세를 보인 2009년 말 이후 연 5.22% 이자를 포기하고 대신 회원권을 취득한 것은 명백한 부당지원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골프장을 착공도 하기 전에 계열사 자금이 그룹 오너 일가 소유 비상장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에 동원된 사례"라며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에 이익이 돌아간 만큼 자금을 지원한 계열사와 그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주주이익을 침해하고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재벌그룹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엄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