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필요하면 가장 먼저 은행 문을 두드리게 된다. 물론 100만원 이내의 소액이라면 편의상 신용카드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백~수천만원의 돈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게 마련이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융회사가 워낙 많은데다 대출 종류나 만기,주거래 금융회사 등 여부에 따라 금리도 천차만별이어서 막상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내 몸에 꼭 맞는 대출상품을 구할 수 있는 방법과 필수 체크사항,기본상식에 대해 알아보자.

◆담보대출, 금리 · 중도상환 수수료 챙겨야


대출 방식은 크게 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나뉜다. 담보대출 중 가장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한도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의해 정해져 있는 편이다. 따라서 대출금리와 기타 부대조건만 잘 점검하면 된다. 담보대출을 받을 때 반드시 챙겨야 할 두 가지 사항은 대출금리와 중도상환 수수료다.

우선 대출금리에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있다. 변동금리는 또다시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과 코픽스(COFIX)라고 불리는 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한 대출로 나뉜다. 코픽스 금리는 매달 15일 은행연합회가 집계해 발표한다. 일반적으로 CD 수익률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바로 연동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들의 평균 자금조달 비용을 산출한 것이므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코픽스 금리는 다시 잔액기준과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구분된다. 신규 취급액 기준이 잔액기준에 비해 최근 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하므로 금리 상승기엔 잔액기준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고정금리는 금리변동 위험이 없기 때문에 향후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변동금리보다 금리 부담이 좀 높다는 게 단점이다.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보다 금리가 약 1%포인트 이상 높지 않고 대출기간이 길다면 선택해 볼 만하다.

중도상환 수수료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출상환 금액의 2% 내외다. 빌려야 할 돈이 많다면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대출을 받은 뒤 여유자금이 생겨 상환할 경우 수수료를 면제받거나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미리부터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근저당 설정비 부담 여부와 상환 때 대출기간이 얼마나 경과했는지에 따라 중도상환 수수료가 달라질 수 있다. 단기간 내 상환하려고 한다면 설정비를 본인이 부담할 경우 중도상환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신용대출 받는 법


신용대출은 공무원,우량기업 임직원,전문직 종사자 등 대상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가 달라진다. 대출 종류는 금융회사가 정책적으로 우대하는 신용대출과 거래실적이나 신용등급에 따라 정해지는 순수 신용대출로 구분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회사가 어느 금융회사에서 우량기업으로 선정돼 임직원들한테 우대 혜택을 주고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후 해당 은행을 방문해 상담하면 된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는 대부분 금융회사에서 대출한도 및 금리에서 우대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에 담보대출 받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 먼저 신용대출부터 알아보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금융회사 직원과 상담 및 신청서 제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회사는 신청서상 정보에 따라 신용평점시스템(CSS)에 입력 후 평점을 산출한다. 이 평점을 갖고 대출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신용대출을 잘 받으려면 개인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체크하는 사항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주요 항목은 소득과 보유자산,직장,근무기간,과거 연체이력 등이다.

◆신용등급 낮다면 저축은행도 고려해 볼만


신용등급은 개인 신용평가회사(CB · credit bureau)와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산정한다. CB는 신용거래 내역이 있는 18세 이상 개인을 대상으로 신용거래 형태,거래금액,거래기간,연체이력 등을 종합 측정해 10단계로 구분한다. 은행도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산출하고 있다. 주로 거래기간이나 거래금액,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을 함께 고려해 등급이 정해진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기가 어렵다면 저축은행과 같은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대부업체나 사금융을 이용할 경우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보다 몇 배 더 높은 이자비용을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신용정보 조회기록도 남기게 돼 본인의 신용등급 관리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금 담보대출은 예금을 중도해지 할 경우 정상적 예금금리를 받을 수 없는 게 단점이다.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의 경우 수익률 관리를 위해 환매하기 곤란할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증권사나 은행에서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기도 한다. 물론 대출한도는 금융회사에 따라 펀드 금액의 일정비율로 제한된다.

이 밖에 보증서를 발급받아 거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일반 신용대출을 이용하면 대출한도 및 금리 면에서 불리한 경우가 있다. 신용도가 아예 낮다면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럴 때 보증회사에서 보증을 받으면 은행권 대출이 가능하게 된다.

신청방법은 먼저 은행 등을 방문, 보증서 담보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발급절차를 거치면 된다. 금융회사마다 다양한 보증서 관련 담보대출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 이용하면 된다.

◆주거래은행 만들고 연체는 금물


대출을 잘 받기 위해선 먼저 금액과 기간에 상관없이 단 하루도 연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 대출이자뿐 아니라 신용카드 사용대금,공과금,통신요금 등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납부일을 놓치지 않으려면 가급적 자동납부 등록을 하고 거래 금융회사도 한곳으로 집중시켜 두는 게 편리하다.

둘째 주거래 금융회사를 만들어 두는 게 좋다. 금융회사는 거래 실적에 따라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차등화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를 여러 금융회사로 분산하면 막상 대출을 받고자 할 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주거래 금융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각종 우대 혜택도 장점이다.

셋째 가능하다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대부업체의 대출 사용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단순히 대출이 손쉽다고 해서 이런 자금을 사용하게 되면 대외적으로 개인 유동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넷째 대출 방식에는 건별 방식과 마이너스 방식이 있는데 사용기간이 정해져 있는 자금이라면 건별 방식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흔히 마이너스 통장이라고 불리는 대출 방식은 고객이 원하면 금융회사가 항상 대출 자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가 통상적으로 0.5%포인트가량 더 높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개인 신용정보 조회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특히 대출상담을 자주하거나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신용정보회사에 조회가 자주 들어갈 경우 급전이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돼 신용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신용평가회사에 본인의 신용정보를 확인하는 경우에는 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주기적으로 본인의 신용정보를 확인해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원기 신한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 firstcom@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