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앞으로 짓는 모든 아파트에 친환경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LH는 이를 위해 친환경 주택 디자인 이념인 ‘지생가(地生家)’를 도입했다.이는 ‘땅이 집을 낳는다’,‘땅과 집은 하나다’란 의미로 자연과 주택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 이념을 반영한 건축디자인,외부환경디자인,시각디자인,시설물디자인,야간경관디자인 등 5대 분야에 대한 세부적인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디자인 가이드라인에는 원가 절감에서부터 건강한 주거공간을 위한 절제된 디자인 지침까지 망라돼 있다.

LH는 이 지침을 반영해 주변 녹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초록이 보이는 지붕,불필요한 장식요소가 배제된 단정한 입면 등의 갖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기존 아파트가 저층부를 마감재와 색으로 차별화하던 것과 달리 LH 공동주택 저층부는 형태와 구조(층고)에 변화를 줘 저층부 거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폐쇄적인 어두운 비상계단실은 과감하게 넓은 유리면을 적용해 햇빛이 들어오는 밝은 이동공간으로 조성하고 적극적인 실내조경을 통해 세대주민들의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단지 내 외부공간의 경우 나무를 많이 심어 나무 사이에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빛을 끌어들인다.단지 외부와 내부를 차단시키는 경계면의 옹벽과 방음벽을 최소화하고,밝은 햇빛과 시원한 나무그늘이 있는 단지산책로인 ‘LH 둘레길’이 조성된다.

디자인 계획을 담당한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지난 20년간 풍미해온 화려하고 귀족적인 주거양식,진정한 삶의 가치 보다 외형적인 허세를 추구해온 대한민국 주택시장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며 “LH는 주택시장의 과도한 상업주의적 흐름에 맞서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참살이 주거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