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은퇴 문화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한국 현실에 맞는 은퇴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사진)은 "은퇴라고 하면 우선 두렵고 지루하고 외롭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은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은퇴 문화에 대한 국민적 의식 전환을 통해 국내 은퇴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월 국내 보험사로는 처음으로 은퇴연구소를 열었다. 은퇴연구소는 전국 삼성생명 80개 지역단위별로 은퇴스쿨과 은퇴클리닉을 운영할 예정이다.

은퇴스쿨에서는 삼성생명 은퇴 전문가 100여명이 나서 주입식 교육이 아닌 미국식 참여형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은퇴클리닉은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듯 개인이 은퇴 후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점검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우 소장은 "은퇴 준비라고 하면 돈만 강조하는데,돈보다는 은퇴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을 어떻게 사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돈벌이와 관계없더라도 꼭 하고 싶었던 일이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비재무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은퇴 설계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퇴에 대한 재무적 컨설팅뿐만 아니라 개인 성향과 삶의 목표 등 비재무적 준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은퇴 후의 삶을 '리디자인'해 주는 게 은퇴연구소 운영의 목표"라며 "궁극적으로는 고령화가 진전됐는데도 타격을 덜 받은 북미형 은퇴 설계 모델을 한국 실정에 맞게 변형해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개인들의 은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자료 및 정보 접근을 개방할 예정이다. 우 소장은 "삼성경제연구소와 금융연구소의 런던 · 뉴욕 · 도쿄 사무소 등이 확보하고 있는 자료와 콘텐츠 등을 온라인상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국내외 은퇴 관련 자료 역시 총망라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최고 수준의 은퇴 관련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