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2011 제16회 삼성PAVV배 한경 스타워즈 순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선두그룹이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도 4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포진해 있는 투자자문사들도 수익률 방어에 급급한 시장상황에서 일궈낸 쾌거다.

코스피지수 변동 폭이 200포인트를 넘나드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도 40%대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월 10일 이후 대회가 치뤄진 약 3개월 동안 코스피 지수는 단 1.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누적수익률 상위권 대회 참가자들은 시장을 크게 웃돌며 진정한 투자고수로서의 진면목을 보이고 있다.

이 중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각각 42.01%와 40.69%로 1위와 2위를 차지한 안형진 한화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대리와 최경균 신한금융투자 압구정지점 대리는 약 3개월 동안 누적수익률 40%를 넘어서는 성과를 일뤄냈다.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수익률 만큼 두 사람의 투자 스타일도 다르다. 안 대리가 장중 변동성을 이용한 단기매매로 틈틈히 성과를 낸 반면, 최 대리는 한 종목을 한달 이상 보유하며 꾸준히 누적수익률을 올렸다.

◆ 한화證 안형진 "변동성 매매도 종목을 잘 알고 있어야"

"자문사 게 섰거라"…수익률 40% 대박 비밀은?
안형진 한화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대리(30)는 "수익률 실전 대회의 특성상 종목의 단기 등락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매매했다"며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변동성을 이용한 매매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손실율이 25% 이상으로 커지면 탈락을 하는 대회 특성상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 매매가 더 수익률 관리에 적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제 막 30대에 들어선 안 대리지만 주식 투자 경력은 8년이나 된다. 대학교 재학 당시 투자동호회에서 활동을 했으며, 온라인 카페 등에서도 다른 개인투자자들과 활발한 교류를 했다.

"주식 잘 한다는 재야 고수를 찾아가서 한두달씩 출퇴근을 하면서 투자 기법을 배울 정도로 '연습'을 했죠. 증권사 입사 전에도 전업투자식으로 꾸준히 매매를 해왔습니다."

그는 중소형주의 경우 기술적인 분석을 통한 매매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무조건 차트를 외우기보다는 여러 책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 스타일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론을 익힌 뒤 실제 투자를 하면서 매매 기법과 패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안 대리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얼마나 비싸게 파느냐를 중요시하지만, 그 보다는 얼마나 싸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양봉이 나타나는 종목을 따라가며 사는 것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그 보다는 장중 급락하거나 과도한 투매가 나타날 때 싸게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가 보유하고 있었던 코데즈컴바인의 경우 1600원대에 매도한 뒤에도 주가가 계속 올라 3000원을 찍었지만 크게 아쉽지 않다고 했다.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실현을 해야 내 것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익이 났을 때 과감히 매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다만 무조건 수급에 의한 매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단기 매매를 하더라도 잘 알고 있는 종목이어야 자신 있게 저점에서 매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동성을 이용하더라도 탐방이나 분석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종목을 갖고 해야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 기업의 가치를 알고 있어야 현 주가가 비이성적인 하락이라고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죠."

◆ 신한금융투자 최경균 "테마주요? 우량주로 정석투자 보여주겠습니다"

"자문사 게 섰거라"…수익률 40% 대박 비밀은?
최경균 신한금융투자 압구정지점 대리(34)는 요즘 한경 스타워즈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하루에도 보유 종목에 대한 문의 전화를 셀 수 없이 많이 받는다. 지금 이 종목을 사도 되겠느냐, 목표주가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느냐 등 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이번 대회 초반부터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켰던 최 대리지만 의외로 그가 증권업계에 들어선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삼성SDI에 근무하던 최 대리는 재테크 삼아 주식 투자를 하다가 좀더 다이나믹한 일을 하고 싶어 2007년 증권사로 직장을 옮겼다고 했다.

IT 제조업체 출신 답게 산업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관련주인 톱텍과 AP시스템 등을 한달 넘게 보유하며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최 대리는 "스타워즈 대회를 개막한 1월 첫째주에 삼성의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서 장비주들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하다고 보고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GS OCI 만도 등 대형주에 대한 투자도 적중률이 높았다. 다만 OCI 등의 일부 종목은 중간에 차익을 실현했는데 이후에도 신고가 행진을 기록한 점이 다소 아쉽다고 했다.

그는 "처음 대회에 참여할 때는 대형주를 갖고서도 업황과 수급이 좋은 종목만 고르면 중소형주 못지 않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하지만 업종별 순환매가 빨라 생각 만큼 대형주를 편입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흔히 투자고수들에게는 남다른 정보망과 매매 기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최 대리의 투자 방식은 어떻게 보면 남들도 다 아는 '정석 투자'인 셈이다.

그는 "종목을 선택할 때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업종을 먼저 고르고 그 중에서 제일 좋은 종목을 고른다"고 말했다.

종목을 고르기 위해 기업 탐방을 이틀에 한번 꼴로 간다. 각 증권사에서 수시로 열리는 업종별 세미나도 자주 참석하며, 애널리스트들이 발표한 보고서도 거의 한번씩은 다 읽어본다. 작년 성균관대 대학원 마스터 PB 과정을 수료하는 등 공부도 착실히 하는 스타일이다.

"초창기에는 시장에 도는 루머를 듣고 사는 이른바 정보매매도 했고, 그날 그날 테마주에 올라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하면 실패가 많았어요. 이제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습니다."

최 대리는 "한 회사를 탐방 가면 그 회사 정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업황이나 경쟁사의 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2분기 시장을 이끌 만한 종목 발굴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