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증시 추가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1일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을 때에도 일등공신은 외국인이었다.

전날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714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14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후 총 3조8400억원 규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흐름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로 선진국에서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경기 모멘텀(상승 동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전날 1080원대까지 밀리면서 외국인에게 환차익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16일 이후와 시기상 일치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110원을 밑도는 등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인의 매수세도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매크로 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위험자산 선호도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신흥국 증시로 유입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로의 순매수 규모(2조2500억원)가 상대적으로 컸다"며 "이는 코스피 2000선 이상에서 외국인이 최장 연속 순매수한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 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주도로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소 변동성은 있더라도 코스피 2300선까지는 외국인이 추세적인 매수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수출 업종보다는 실적호조를 바탕으로 한 내수 업종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 연구원은 "최근 주도주였던 화학주가 정부 규제 리스크로 고전하고 있는 사이 외국인은 실적개선과 원화강세 수혜가 기대되는 금융과 유통 업종을 매수했다"며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IT(정보기술) 업종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있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고 추천했다.

한편,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특별한 경기 지표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움직임이 없어 혼조세로 마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