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과 달리 최근 국내 기관의 움직임은 부진하다.

외국인은 지난달 16일부터 전날까지 3조84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14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쳤다. 반면 기관은 지난달 21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순매도로 대응해왔다. 같은 기간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한양증권은 5일 기관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 송창성 연구원은 "현재 투신(자산운용사) 매도의 주 원인인 주식형 펀드 환매의 움직임과 향후 움직임을 유추해 볼 필요가 있다"며 "2007년 코스피 고점 전후에 투자됐던 주식형 펀드는 평균투자 기간 등을 고려해 볼 때 거의 환매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최근 환매 자금은 2007년, 2008년 투자됐던 자금의 일부와 지난해 하반기 투자됐던 자금의 일부가 환매돼 나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 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환매된 자금은 현재 단기 확정금리 상품이나 채권형 펀드(MMF, CMA 포함)에 잠시 머물러 있다 하더라도 장기 확정금리 상품이나 부동산 자금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환매자금은 증시의 잠재적인 유동성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좀더 구체적인 기대 수익률 등이 제시됐을 경우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재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송 연구원은 "현재로선 이미 환매된 주식형 펀드 자금이 언제 증시에 재유입 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시장에서 기대하고 추구할 수 있는 펀드 수익률과 코스피 상승률에 대한 의견들이 점진적으로 형성돼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는 저평가 해소가 아닌 재평가를 목표로 해야할 국면에 진입했다"며 "상승 추세가 유지돼 2180~2200선 구간에서 방향성을 다시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