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으로 망 과부하가 발생된다고요? 정말 말도 안되고 억울할 뿐입니다."

1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카카오톡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동통신사들은 카카오톡이 막대한 통신 트래픽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하고, 안드로이드 특정 버전에서 '스니핑(sniffing·네트워크상의 정보를 가로채는 행위)'을 통해 문자 내용이 해킹되는 보안 취약점이 나타났다는 주장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한편, 배수진 마저 친 상태다. 박용후 카카오톡 홍보이사는 "카카오톡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80% 이상의 망 과부하가 발생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킵얼라이브를 마치 디도스 공격처럼 묘사하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며 "리트라이를 1~2초 마다 한다고 했는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초기에는 1~3분 사이 랜덤, 5~7분 사이 랜덤, 10~14분 사이 랜덤으로 시간을 계속 늘려가는 방식을 택해 망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트라이는 메시지 전송이 실패할 경우 다시 전송을 시도하는 재전송 시도를 말한다. 시간의 간격을 늘리면서 리트라이를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는 또 "동시에 리트라이 하지 않게 하는 방식은 이미 이통사와 합의가 끝난 일"라며 "카카오톡 1000만 가입자가 동시에 메시지를 보낸다고 가정해도 패킷량이 1000만 킬로바이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망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동시에 리트라이를 하지 않도록 이통사와 이미 합의했다는 것. 1000만 가입자가 동시에 메세지를 보내는 것도 불가능할 뿐더러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망에 부담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에도 이통사들의 주장은 변함이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톡 로그인시 발생하는 신호 등의 트래픽 증가가 3G망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카카오톡 외에도 기타 무료 메시지 서비스가 늘면서 이통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문자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SMS는 건당 20원, 사진과 동영상을 첨부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지(MMS)는 건당 3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카카오톡은 대부분의 서비스가 무료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카카오톡으로 인해 수익을 침범받는 셈이다. 따라서 최근 제기되고 있는 '망 과부하' 문제도 결국엔 '밥 그릇 싸움'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박 이사는 "3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스마트폰 사용자인 1000만명이 쓴다면 3500억원을 버는 셈인 이통통신사가 왜 작은 회사와 싸움을 붙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와 같이 요금제를 바꾸려는 의도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카카오 측은 문자 내용 해킹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에서 메시지는 암호화해 송수신되며 출시될 때부터 와이파이(WiFi·무선랜) 환경에서 SSL 암호화 방식을 적용해 왔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안드로이드용 카카오톡 1.3.4 버전에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는 현재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이 버전에 대한 서비스 자체가 차단됐다"고 강조했다. 애플 아이폰은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 OS용 카카오톡에도 동일한 보안레벨을 적용해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카카오톡 서비스를 둘러싼 이통사와의 대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통사와 카카오톡 등 업체간 B2B 과금문제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소비자는 물론 사업자 간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 외에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고 다음의 마이피플의 경우 음성통화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