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모텍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씨모텍 대표이사가 자살한 이후 최대주주 측의 횡령 배임 혐의가 불거진데 이어 자회사가 최종 부도를 냈다.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는 모습이다.

제이콤은 5일 25억3000만원 규모의 당좌수표 부도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당사가 발행한 당좌수표 1건이 2011년 4월 1일 하나은행으로 지급 제시됐으나 기한까지 입금되지 않아 최종부도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모회사인 씨모텍은 최대주주측의 횡령 배임사실을 털어놨다. 씨모텍은 최대주주인 나무이쿼티, 나무이쿼티의 실소유주인 김창민, 이철수의 횡령, 배임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씨모텍은 "김창민과 이철수가 씨모텍의 법인인감과 통장을 관리하며 회사에 재정적 손실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통장 압류금액 38억원을 포함해 약 256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씨모텍 대표이사가 자살하면서 행방이 묘연했던 유상증자 대금 287억원의 행보가 드러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씨모텍 사태가 김씨와 이씨의 무리한 무자본 인수합병(M&A)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씨와 이씨는 2009년 7월 M&A 업체 나무이쿼티를 설립한 이후 'T로그인' 등 무선모뎀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씨모텍을 인수했다. 씨모텍은 지난해 7월 제이콤 지분 20.9%를 보유한 최대주주 디에이피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들은 인수에 나서면서 인수 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사채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무자본 M&A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주가를 올리기 위해 전기차, 바이오, 제4이동통신 등 유망 테마에 발을 디뎠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머니게임'에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에게 돌아가게 됐다.

나무이쿼티의 씨모텍 지분은 6.44%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소액주주들 몫이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제이콤도 씨모텍이 의견 거절을 받은 지난달 24일 이후 주가가 급락했으며 최종부도로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한편 씨모텍의 소액주주들은 권익 보호에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 모임인 네비스탁은 의결권 규합으로 씨모텍 지분 323만6521주(12.33%)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