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오리온그룹 계열사들이 서미갤러리와 수백억원에 해당하는 미술품 거래를 한 단서를 잡고 거래 과정을 추적하는 것으로 5일 전해졌다.

검찰은 서미갤러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미술품 거래 전표 등을 분석한 결과 오리온그룹의 2~3개 계열사가 갤러리 측에서 수차례에 걸쳐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하고 돈의 출처와 흐름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아울러 본사와 계열사 또는 계열사 간 '회전매매' 방식으로 그림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의혹을 확인하고자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된 그룹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그룹 비자금의 조성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을 사는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에게도 조만간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통해 사건의 대략적인 윤곽을 잡고 있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소환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이외에 그룹 측이 여러 계열사와 자금거래를 하면서 분식회계 등의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룹 측의 비자금은 당초 국세청이 고발한 액수인 40억여원보다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오리온그룹은 2006년 7월 청담동 물류창고 부지를 E사에 매각하고 메가마크가 시공한 고급빌라 '청담 마크힐스'를 짓는 과정에서 40억여원을 빼돌려 서미갤러리와 미술품을 매매하는 것처럼 가장해 돈세탁을 한 의혹으로 작년 8월 국세청에 의해 고발됐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