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광…중소형·분양가 싼 곳 청약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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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분양시장 성적표
부산 흥행 요인은 분양가
올해 3.3㎡당 100만원 싸
서울은 상한제 지역 인기
부산 흥행 요인은 분양가
올해 3.3㎡당 100만원 싸
서울은 상한제 지역 인기
"청약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는 분양가 수준과 평형별 수급여건입니다. "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최근 1주일간 전국 분양시장을 돌며 흥행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이처럼 요약했다. 공급이 부족했던 평형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단지에는 어김없이 청약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는 오랜만에 분양을 재개하는 지역의 중소형 평형,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싼 재건축 · 재개발 아파트,입지 및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보금자리주택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분양 흥행에는 역시 '착한 분양가'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분양시장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부산에선 분양가가 청약 성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 다대 · 당리동 등에서 아파트를 잇달아 공급하며 흥행에 성공한 유수현 대우건설 분양담당 부장은 "최근 3~4년 안에 입주한 주변 새 아파트 시세와 비슷하게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며 "2000년대 중반 고분양가로 호된 경험을 했던 건설사들이 섣불리 분양가를 올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산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작년 1분기 3.3㎡당 800만원이었지만 올 1분기엔 694만원에 그쳤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서울 · 수도권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엔 수요자들이 몰렸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서울 불광롯데캐슬 아파트는 6개 평형 중 5개 평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중대형이 많았음에도 순위 내에서 모두 마감됐다"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한 점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분양대행업체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은 "건설사들이 부산 등 일부 지역의 분양 성공에 취해 분양가를 주변시세보다 높게 책정하거나 단기간에 너무 많은 물량을 쏟아내면 조만간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형별 수급 여건도 중요
울산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달 말 현재 5575가구로 여전히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울산 우정혁신도시에서 분양을 진행 중인 우정혁신도시 푸르지오(전용 75~84㎡) 모델하우스엔 지난 1일 개장 이후 1만여명이 찾았다. 울산에서 최근 2년간 중소형 공급이 부족했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울산지역 미분양 물량은 거의 대부분 중대형 주상복합이거나 중대형 아파트다. 분양대행업체인 랜드비전의 이창언 사장은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중소형 평형 미분양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지방에선 공급이 2~3년간 되지 않은 여파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어 청약 대기 수요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중소형 평형도 대거 미분양됐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경기 평택 비전동 '효성 백년 가약' 아파트는 순위 내 청약에서 0.4 대 1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파주의 극동 스타클래스는 순위 내에서 단 1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미분양 물량이나 분양을 대기 중인 물량이 많은 데다 분양가도 부담스러운 탓이다.
부산에선 중대형으로 구성된 다대푸르지오2차가 최고 114 대 1의 경쟁률로 3순위에서 마감됐지만 이를 부산 전체 분위기로 받아들이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중대형 분양이 뜸했던 동네여서 경쟁률이 높게 나왔다"며 "부산 동부권에는 중대형 미분양이 적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사들은 시장 반응을 감안해 중소형으로 설계를 바꾸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신영은 청주 지웰시티 2차 분양평형을 모두 전용 85㎡로 바꾸는 설계 변경을 진행 중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