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골프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꿈의 '명인 열전'.마스터스 대회가 7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막을 올린다. 세계 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와 지난해 우승자 필 미켈슨,'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탱크' 최경주 등 최고의 선수들이 이곳에서 나흘 동안 명승부를 펼친다.

대회장인 오거스타내셔널GC는 악명 높은 난코스로 유명하다. 1934년 첫 마스터스 대회 이후 75년 동안 변신을 거듭해왔다. 그 원칙은 단 하나. '쉬워지면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오거스타는 끊임없이 외친다. '더 길게,더 좁게,더 빠르게'.아무도 감히 오거스타를 쉽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첫 대회 때 오거스타의 코스 길이는 6695야드였다. 지난주 열린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 코스 전장(6783야드)보다 짧았다. 한때 7446야드까지 늘었다가 지금은 7435야드다. 75년간 740야드가 길어진 셈이다.


◆우즈 "11번홀은 개 다리 닮았다"

올해는 홀별로 미세한 변화를 줬다. '아멘 코너'의 시작인 11번홀(파4)은 오른쪽 러프 지역에 36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어 페어웨이가 이전보다 훨씬 좁아 보이도록 했다. 선수들의 '아멘' 소리가 더 커질 듯하다. 타이거 우즈가 이번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꺾여진 개 다리처럼 생겼다"며 혀를 내둘렀다.

11번홀도 처음에는 415야드로 그리 어렵지 않았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 주변에 벙커도 없었다. 1950년 40야드를 뒤로 빼면서 어려운 홀로 변했다. 2개의 벙커가 그린 주변에 도사렸으나 1999년 하나로 줄었다. 2002년에는 35야드를 늘려 490야드가 됐고 2006년부터 15야드를 더 보태 500야드가 넘는 파4홀로 만들었다. 이 홀은 긴 데다 공 낙하지점이 더 좁아져 올해 최대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또 440야드짜리 17번홀(파4)의 티박스 위치를 바꿨다. 페어웨이 왼쪽 210야드 지점에 있는 나무가 눈에 두드러진다. 이 나무가 바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아이젠하워 트리'다. 아이젠하워가 티샷하다 이 나무에 막혀 계속 골탕을 먹자 "베어버려라"고 지시했다는 일화가 있다.

◆올해도 장타자에게 유리할까

7번홀은 초창기 340야드로 가장 쉬운 홀이었다. 바이런 넬슨은 1937년 이 홀에서 드라이버로 '1온'을 했다. 이후 20야드가량 늘리면서 그린을 높이고 주변을 벙커로 감싼 1972년 가장 어려운 홀로 둔갑했다. 30년이 지나자 다시 '이지홀'이 돼버렸다. 급기야 2002년 410야드로 늘렸고 티샷 낙하 지점에 소나무를 더 심었다. 2006년 40야드를 더해 현재 450야드다.

430야드짜리 파4홀이었던 10번홀은 1956년 평균 스코어 4.691타로 가장 어려운 홀이었으나 1995년 4.121로 평범한 홀이 돼 버렸다. 지금은 495야드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오거스타 골프장이 장타자들에게 유리한 코스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최근 우승자 트레버 이멜만(2008년),잭 존슨(2007년),마이크 위어(2003년)는 장타자가 아니었다.

콜럼버스주립대 골프코치인 마크 이멜만은 "오거스타는 '세컨드샷 또는 어프로치샷 코스'다. 홀 어느 쪽에다 공을 떨구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롱아이언부터 쇼트아이언까지 정확한 거리 컨트롤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유리알 그린'으로 소문난 오거스타의 빠른 그린도 우승을 결정짓는 변수다. 오거스타의 잔디는 25년 전 버뮤다에서 벤트그래스로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