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칼빈대 법인 이사회에 길자연 총장의 해임을 요청했다.

교과부는 지난 1월 칼빈대(경기도 용인 소재 4년제 신학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교원 채용과 승진 인사 등에서 위법 사례 10여건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교과부는 이에 따라 길 총장의 해임을 요청하고 이사장과 이사들에게 경고하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지난달 31일 대학 측에 통보했다. 2007년 12월 취임한 길 총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 끝난다.

길 총장과 칼빈대는 한 달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두 달 안에 교과부 요청에 대한 이행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사립학교법과 고등교육법에 의하면 대학이 징계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교과부는 임원취임 승인 취소나 정원 동결 · 감축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칼빈대 법인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철환 교과부 사학감사팀장은 "칼빈대 측이 감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내용을 검토해 수용이나 각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리가 있다는 민원이 교과부에 접수돼 감사를 벌였다"며 "다른 이유나 배경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원동 왕성교회 담임목사인 길 총장은 지난달 3일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도록 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당시 "우리 다같이 무릎을 꿇고 죄의 고백을 기뻐하고 진정 원하시는 하나님 앞에 죄인의 심정으로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안했다.

길 총장은 작년 말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인준 절차에 대한 시비 끝에 소송에 휘말려 지난달 말 직무가 정지됐다. 그는 서울중앙지법에 이의신청을 했다. 한기총은 현재 회장 직무대행의 임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