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를 만드는 제 3공장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짓기로 했다.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굳히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미 가동 중인 충북 오창 1공장과 올해 완공 예정인 2공장에 이어 3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해 이달 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연면적 5만7000㎡(1만7000평) 규모의 1공장을 건설했고,바로 옆에 6만7000㎡ 규모의 2공장을 짓고 있다. 각각 한 해 미국 GM의 쉐보레 볼트를 기준으로 1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신공장도 이와 비슷한 크기로 오창테크노파크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신공장을 내년께 완공하면 LG화학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계획보다 1년 이상 빨리 확대될 전망이다. 당초 LG화학의 계획은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의 5만대를 더해 2013년까지 전기차 35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이었다.

LG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잡은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 투자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며 "전기차 시대가 2~3년 내에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세계 첫 양산형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에 지난해 말부터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 확대에 대한 김반석 부회장의 의지도 컸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올초 기자와 만나 "자동차용 배터리 등 폴리실리콘에 비해 먼저 투자할 것이 많다"며 "이제 배터리 시장은 어느 업체와 계약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생산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미국의 GM과 포드,국내의 현대 ·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스웨덴 볼보,프랑스 르노,중국 창안자동차 등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