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60 · 사진)은 "올해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둘 자신이 있다"고 5일 밝혔다. 그는 다른 은행과 과당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며 방어적으로 자산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고 실적 자신"

서 행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올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보다 훨씬 높은 순이익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서 행장은 "1분기 경영성과를 살펴본 결과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으며 돌발악재만 없으면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한금융이 이제까지 목표를 내 건 후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며 "신한생명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목표를 못 맞춘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2조3839억원,신한은행은 1조6484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순이익 3조원 이상,신한은행이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서 행장은 지난해 최고경영진의 내분 사태에도 견실한 이익을 낸 것에 대해 "임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분사태에 따른 혼란은 이제 100% 끝났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이 3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해 기록하면 금융그룹 중 순이익 3조원을 돌파하는 첫 사례가 된다.

◆"건전성 중시할 것"

서 행장은 신한은행의 올해 자산 증가율을 5% 수준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경제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자산 건전성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이 독보적"이라며 "타은행과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방어적으로 자산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부실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금리가 오르면 저소득층 등 신용 하위군의 부실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며 "이런 부문에 대해선 특별히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부터 개시한 기업 신용위험 재평가에 대해선 "건설업종 등에 대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여신심사를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법정관리에 들어간 LIG건설의 경우 LIG손해보험 등의 주식을 담보로 추가 확보한 만큼 부실 우려가 별로 없다는 게 서 행장의 얘기다.

이와 관련,신한은행은 LIG건설이 시공할 예정이던 김포한강신도시 공사의 시공권을 회수,다른 건설사에 넘기기로 했다. 이 사업장에 내준 PF 대출은 총 2030억원 규모다. 신한은행은 '정신적 지주'였던 고(故) 이희건 명예회장 추모식을 오는 21일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갖기로 했다. 이 회장이 별세한 지 꼭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서 행장은 "고 이 회장의 창업 이념을 계승해 앞으로도 '통합'과 '관용'으로 은행을 경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흥은행 LG카드 등을 인수한 뒤 불협화음 없이 합친 것이 신한의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박준동/조재길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