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사상 최고 행진을 재개했다. 추세 전환 신호인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 간의 '골든크로스'가 임박해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는 과열권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는 기술적 지표가 늘어나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쉬어가는 동안 종목 간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가가 이전 고점 수준을 밑돌고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는 틈새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단기 급등 따른 과열 식혀야

코스피지수는 5일 14.56포인트(0.69%) 오른 2130.43으로 마쳐 지난 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121.01)를 단박에 갈아치웠다. 장 초반 약세를 이어가는 듯했지만 외국인 매수에 42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가 더해지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숨을 고른 지 하루 만에 다시 최고가 행진을 재개하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기술적 지표들은 이미 과열권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20일 이격도는 105.09%에 달하고 있다. 이격도는 20일 이동평균선을 중심으로 코스피지수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105%를 넘으면 과열을 의미한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15일 장중 저점(1882.09) 이후 보름 만에 248포인트나 올랐다"며 "상승률로만 따지면 연간 수익률 목표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주가 상승에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늘지 않고 투자심리도가 90~100%에 육박하고 있다"며 "아무리 강세장이라도 기술적 부담에 따른 단기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심리도는 최근 10거래일 중 주가가 오른 날의 비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80% 이상이면 주가가 과하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장기 상승 추세는 유효

단기 부담은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이사는 "20일선이 60일선 위로 올라서는 '중기 골든크로스'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며 "골든크로스는 단기적으로 조정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해도 장중 최저가로 마감하는 '장대음봉'이 나오지 않는 한 속도 조절에 그칠 것으로 보여 과도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수 반등이 가파르기는 하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며 "지금은 주가가 이익모멘텀을 뒤따라가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낙폭 과대 중형주 주목할 만

대형주 위주의 주가 오름세가 이어지겠지만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동안엔 종목별 순환매가 진행되면서 낙폭 과대주들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코스피지수가 전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1월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종목 중 이익 증가세가 빨라지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에 큰 변화가 없으면서 이익증가율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대림산업 동양종금증권 LG전자 등을 추천했다. 유 연구원은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증시가 상승 추세를 보일 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종목의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며 "반등 국면에서 소외됐던 우량 중소형주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카드 동부화재 현대백화점 고려아연 네오위즈게임즈 등을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