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주식 직접투자 자금이 늘고 있다. 전 세계 뮤추얼펀드로는 자금이 재차 유입세로 돌아섰지만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져 대조된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4일 16조4340억원으로 하루 만에 6760억원 증가했다. 지난 1월18일 16조5233억원 이후 최고치다. 고객예탁금은 이집트 · 리비아 사태로 이어진 중동 불안과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3일 14조2538억원까지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2조1800억원가량 증가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도 지난달 22일 5조9059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이달 4일 6조492억원으로 1400억원가량 늘었다. 감독당국의 신용융자 규제 움직임에도 재차 6조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석근 하나대투증권 신대방지점장은 "일본 대지진 이후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던 개인들이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로 인해 단기간에 200포인트 가까이 오르자 허탈해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사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실질적으로 자금이 들어온 것이라기보다 개인이 주식을 판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한 15거래일간 개인은 12일 동안 2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며 "예탁금 증가는 개인 순매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주식형 뮤추얼펀드에도 자금이 재차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 펀드 동향을 제공하는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3월24~30일) 신흥국펀드에는 26억4500만달러가 유입됐으며 선진국펀드로도 17억5400만달러가 들어왔다. 한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의 공포 속에 2주 연속 빠져나간 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는 환매 규모가 더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1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3246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달 17일 이후 12거래일째 순유출이다. 유출 규모도 지난달 30일 1314억원에서 31일 2459억원,1일 3000억원대로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