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증권사들이 추가상승 국면을 이끌 '주도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2010년 실적(순이익) 및 최근 10여년간의 기업가치(시가총액) 순위 변화를 비교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력있는 장기 유망종목' 11개를 선정했다. 교보증권 리서치팀은 "2분기를 정점으로 물가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있어 대세상승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실적,밸류에이션,환율효과 등 3박자를 갖춘 금융업종을 차기 주도주로 꼽았다.

◆'밸류'매력 부각되는 종목들

대우증권의 11개 장기 유망종목들은 2010년 확정된 실적의 순위를 매긴 후 과거 10년간 기업가치 서열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종목은 에쓰오일 SK네트웍스 대한통운 동양기전 한진 대상 등 유가증권시장 종목 6개,다음 주성엔지니어링 인지디스플레쌍용정보통신 원익 등 코스닥 종목 5개다. 이들 종목은 10년간 기업이익이 크게 늘었지만,이 같은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주가에 덜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대우증권은 종목 선정을 위해 미국의 리서치 전문기업 밸류라인의 종목스크리닝 방식 툴(tool)을 이용했으며,시장유동성이 떨어지는 종목(일 평균 거래대금 10억원 미만)은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장희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툴은 장기적으로 기업이익 순서와 기업가치 순위가 비례관계를 가진다는 단순한 논리를 전제로 한다"며 "기업마다 시장에서 적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다른 점을 감안해 시가총액을 변수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선정된 '밸류 매력'종목들은 지난해에도 4월 이후 12월 말까지 뛰어난 누적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뽑은 메리츠화재 기아차 삼성SDI 대한유화 삼성전기 CJ오쇼핑 대덕전자 세종공업 등의 지난해 4월 이후 평균 수익률은 32%였다고 대우증권은 설명했다.

◆숨고르기 장세에선 금융주가 주목

증권사들은 기술적 반락 후 상승을 시도하는 향후 장세에서 금융주들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 등 금융주들은 실적 호전에다 환율효과 등 호재가 많은 반면 유가 급등 돌발변수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점이 투자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올 들어 실적 개선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며 올해 순이익 규모가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은행도 1분기 순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최근 4년 내 분기실적 최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 상승 등의 우려로 최근 증시에서 소외된 기계 조선 등 산업재와 필수소비재의 주가 갭(gap) 메우기 시도도 향후 증시의 관전포인트다.

송 센터장은 "산업재와 필수소재는 연초 이후 시장 평균보다 3~5% 정도 덜 올랐다"며 "향후 기술적 반락 후 상승장에서 이들 종목의 갭 메우기 시도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의 경기 부양에다 굴삭기 판매 사상 최대 등으로 올해 '깜짝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분 매각과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구조도 좋아졌다.

대우조선해양은 고부가 해양플랜트 매출비중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우조선의 투자매력은 시가총액이 삼성중공업의 30.8%에 불과한 점을 꼽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원화 강세로 수입 원재료 비용 부담이 줄어든 데다 제품가 인상 등으로 2분기 이후 장밋빛 실적 전망 등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