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원가 떠넘기기' 전쟁…포스코-조선업계 후판값 인상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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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무리한 가격관리에 업체간 갈등 확산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조선협회의 한장섭 부회장은 최근 업계를 대표해 포스코 측과 접촉했다. 한 부회장은 "조선사들이 2009년 이후 저가로 수주한 물량이 많아 후판값 인상분을 선가에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후판 가격이t당 10~15% 오르면 조선업체들은 다 죽는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철광석 가격이 올랐는데도 작년 3분기부터 철강재값을 동결,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분을 누가 떠맡을지를 놓고 사회 전반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 떠넘기기 전쟁이다.
단초는 정부가 제공했다. 시중의 유동성을 조이기보다는 개별 기업을 압박해 가격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다 보니 기업의 원가 부담이 계속 쌓였다. 최근 판매가격이 오른 설탕과 밀가루 생산업체들은 늘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가격을 인상했다. 포스코도 후판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과 각종 식료품의 기본 원료인 밀가루 · 설탕값이 오르면서 원가 상승 부담은 소비재 생산 업체로 전가되고 있다. 해태제과가 과자값을 평균 8% 올리기로 한 것은 물가 부담의 여파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의미다.
정부와 정유업계 간 기름값 공방도 따지고 보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부담을 누가 떠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소비자들은 정부에 세금을 내리라고 요구하고,정부는 정유업계를 압박했다. 기름값을 내리기로 한 정유업계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가격 규제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정책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가격을 규제하면 물량 부족이 더 심해지고 이중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미시적 가격 조절 정책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막는다"고 꼬집었다.
유승호/장창민 기자 usho@hankyung.com
포스코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철광석 가격이 올랐는데도 작년 3분기부터 철강재값을 동결,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는 것이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분을 누가 떠맡을지를 놓고 사회 전반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 떠넘기기 전쟁이다.
단초는 정부가 제공했다. 시중의 유동성을 조이기보다는 개별 기업을 압박해 가격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다 보니 기업의 원가 부담이 계속 쌓였다. 최근 판매가격이 오른 설탕과 밀가루 생산업체들은 늘어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해 가격을 인상했다. 포스코도 후판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과 각종 식료품의 기본 원료인 밀가루 · 설탕값이 오르면서 원가 상승 부담은 소비재 생산 업체로 전가되고 있다. 해태제과가 과자값을 평균 8% 올리기로 한 것은 물가 부담의 여파가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의미다.
정부와 정유업계 간 기름값 공방도 따지고 보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부담을 누가 떠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소비자들은 정부에 세금을 내리라고 요구하고,정부는 정유업계를 압박했다. 기름값을 내리기로 한 정유업계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인하하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가격 규제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정책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가격을 규제하면 물량 부족이 더 심해지고 이중가격이 형성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미시적 가격 조절 정책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막는다"고 꼬집었다.
유승호/장창민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