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학생부 임의로 고친 23개 고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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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속보]서울시교육청이 시내 고등학교 중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임의정정한 23개교를 적발했다.해당 학교 관리자나 교사에게 감봉이나 견책 등 경징계를 내릴 방침이라고 시 교육청은 밝혔다.
시 교육청은 서울시내 308개 고등학교 중 학생부 정정 건수가 많은 30개 학교를 선정해 2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특별감사를 실시해 이같은 내용을 발견했다고 5일 발표했다.시 교육청은 “교사가 학부모나 학생의 과도한 요구로 정당한 정정사유 없이 임의정정했다”며 “교장 교감 등 관리자와 교사 등 277명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교육청이 이번 특별감사로 적발한 학교는 외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11곳,자율형사립고 9곳,자율형공립고 2곳,일반계고 2곳이다.감사 대상 30개교 중 7곳은 감사 지적사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외고는 6곳이 감사를 받아 6곳 모두 적발됐다.
학생이 1·2학년일 때 담임을 했던 교사가 학교장의 승인 없이 고3이 된 학생의 학생부를 수정하거나 3학년 담임이 1·2학년 란을 고치는 등의 방식으로 임의수정이 이뤄졌다고 교육청은 밝혔다.학생부의 일부 란이 빈 칸으로 돼 있거나 내용이 학생 또는 학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수정 이유라고 교육청은 보고 있다.일부 학부모는 요구를 거절하는 교사의 집으로까지 전화해 끈질기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은 이날 “학생 또는 학부모가 학생부 출력물에 변경할 내용을 쓰면 교사가 그대로 고쳤다”며 첨삭하듯 볼펜으로 수정된 학생부 사본도 공개했다.대일외고의 한 학생부에는 공란이었던 ‘진로지도상황’의 ‘특기사항’란에 볼펜으로 “해당 직종의 자질과 사명감에 대해 고민하고 외국어 실력과 접목시킬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하도록 지도함”이라고 쓰여있었다.1학년 때 학생과 학부모가 진로희망을 ‘외교관’이라고 썼던 것을 3학년 때의 진로희망과 일관성을 맞추기 위해 ‘교수’로 고친 학생부도 있다.공란이었던 이 학생부의 2학년 특기사항 란은 “독일어와 독일문학에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학술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문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음”이라고 쓰여있었다.
시 교육청은 “특별 장학을 통해 현저한 문제가 있는 학교는 추가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또 적발되면 징계수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학부모로부터 교사가 금품을 받고 고쳐줬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교사들과 1대1로 사실확인 하고 경위서 받은 결과 큰 생각 없이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고친 것으로 드러났다”며 “현장에서 눈빛을 보면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적발된 학생 중 대학에 이미 진학한 학생에 대해서는 “입학사정관제나 수시입학에 임의정정된 부분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서 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며 “대학 합격생들은 다른 성적이 매우 좋은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시 교육청은 서울시내 308개 고등학교 중 학생부 정정 건수가 많은 30개 학교를 선정해 2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특별감사를 실시해 이같은 내용을 발견했다고 5일 발표했다.시 교육청은 “교사가 학부모나 학생의 과도한 요구로 정당한 정정사유 없이 임의정정했다”며 “교장 교감 등 관리자와 교사 등 277명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교육청이 이번 특별감사로 적발한 학교는 외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11곳,자율형사립고 9곳,자율형공립고 2곳,일반계고 2곳이다.감사 대상 30개교 중 7곳은 감사 지적사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외고는 6곳이 감사를 받아 6곳 모두 적발됐다.
학생이 1·2학년일 때 담임을 했던 교사가 학교장의 승인 없이 고3이 된 학생의 학생부를 수정하거나 3학년 담임이 1·2학년 란을 고치는 등의 방식으로 임의수정이 이뤄졌다고 교육청은 밝혔다.학생부의 일부 란이 빈 칸으로 돼 있거나 내용이 학생 또는 학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수정 이유라고 교육청은 보고 있다.일부 학부모는 요구를 거절하는 교사의 집으로까지 전화해 끈질기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은 이날 “학생 또는 학부모가 학생부 출력물에 변경할 내용을 쓰면 교사가 그대로 고쳤다”며 첨삭하듯 볼펜으로 수정된 학생부 사본도 공개했다.대일외고의 한 학생부에는 공란이었던 ‘진로지도상황’의 ‘특기사항’란에 볼펜으로 “해당 직종의 자질과 사명감에 대해 고민하고 외국어 실력과 접목시킬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하도록 지도함”이라고 쓰여있었다.1학년 때 학생과 학부모가 진로희망을 ‘외교관’이라고 썼던 것을 3학년 때의 진로희망과 일관성을 맞추기 위해 ‘교수’로 고친 학생부도 있다.공란이었던 이 학생부의 2학년 특기사항 란은 “독일어와 독일문학에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학술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문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음”이라고 쓰여있었다.
시 교육청은 “특별 장학을 통해 현저한 문제가 있는 학교는 추가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또 적발되면 징계수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학부모로부터 교사가 금품을 받고 고쳐줬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교사들과 1대1로 사실확인 하고 경위서 받은 결과 큰 생각 없이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자 고친 것으로 드러났다”며 “현장에서 눈빛을 보면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적발된 학생 중 대학에 이미 진학한 학생에 대해서는 “입학사정관제나 수시입학에 임의정정된 부분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서 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며 “대학 합격생들은 다른 성적이 매우 좋은 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