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추상미술의 선각자 남관(1911~1990)의 20주기 기념전이 서울 인사동 남경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인간의 내면세계를 상형문자 같은 독특한 형상으로 표현해온 남관은 1966년 프랑스의 망통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세계 화단에 이름을 날렸다.

'진화,화면 위의 열정'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1960~1980년대 '인물'(사진) 시리즈 중 유화 30여점과 드로잉 20여점이 걸렸다. 미니멀리즘 기법을 활용한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명상적 사유를 담담하게 드러낸다. 현세와 영계가 뒤엉켜 신비로움과 잔잔한 감동을 동시에 자아낸다.

미술평론가 김윤섭 씨(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는 "유화에 그려진 '인간상'은 6 · 25전쟁과 억압 속에서 상처받은 비극적 인간의 형상을 생각하게 하지만 드로잉에 나타난 '인간군상'은 밝은 미래를 지향하는 축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의 작품은 파리 국립현대미술관,파리 시립현대미술관,룩셈부르크 국립미술관,프랑스문화부,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이달 30일까지.

(02)733-141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