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영문판 출간은 나 개인은 물론 한국 문학이 미국에 첫눈을 뿌리는 것과 같다. 이 첫눈 위로 또 다른 아름다운 눈들이 풍성하게 쌓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소설가 신경숙 씨(48 · 사진)는 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한국총영사관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Please Look After Mom.) 출판 기념회에서 한국 소설이 미국에서 더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책에 대한 미국 독자들의 반응이 한국 독자들과 비슷해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이 책은 이날 공식 출간되자마자 하루 만에 최대 인터넷서점인 아마존닷컴 전체 순위 92위,문학부문 35위에 올랐다. 해외 작가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초판 10만부를 출간한 이 책은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호평 속에 2쇄 3000부를 찍은 데 이어 곧 3쇄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끊임없이 사랑을 다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느낌들을 여기서도 똑같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어머니에 대한 보편적 정서가 현지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책이 전달하려는 의미에 대해 신씨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바치는 헌사"라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잃어버렸거나 잊어버린 엄마들이 우리 마음 안으로 되돌아오는 물리적 · 심리적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명 문학출판사인 크노프를 통해 출간된 점도 현지 문학계의 관심을 일으킨 요인으로 꼽힌다. 크노프는 북미 7개 지역과 유럽 8개국을 돌며 책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미국 대형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은 이 책을 '여름 2011 디스커버 프로그램'의 신작 15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신씨는 또 다른 장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판권도 영국과 폴란드 등에 판매했으며 이 책의 미국 출간도 추진 중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