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사모펀드(일명 펀드오브헤지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관련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헤지펀드의 총 비용은 평균 연 4%를 넘는다. 해외 헤지펀드 운용사가 운용보수로 평균 2%를 떼가고 재간접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운용사와 판매사 등이 추가로 2%를 보수와 수수료로 받아간다. 보수는 펀드가 운용되는 동안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떼는 비용이며,수수료는 주로 가입 때 한 번 거둬간다.

현재 국내 6개 증권사와 2개 은행이 재간접 헤지펀드를 팔고 있다. 헤지펀드 중에는 운용보수가 3%인 곳도 있다. 세계적 대안투자 회사인 영국 맨 인베스트먼트(Man Investment)의 '맨 AHL 다이버시파이드 건지'(Man AHL Diversified Guernsey)는 운용보수로 연 3%를 걷는다. 또 헤지펀드는 성과의 20~30%를 매년 성과보수로 받아간다.

여기에 국내 운용사는 헤지펀드를 고르고 관리하는 대가(운용보수)를 받고,판매사는 판매수수료와 판매보수를 떼간다. 예컨대 에스팩트와 폴슨 헤지펀드에 절반씩 투자하는 '골디락스3호'는 선취수수료 1%와 연 0.96%의 총 보수를 받는다. 국내에 출시된 헤지펀드는 재간접 형태여서 판매 과정에서 한 단계를 더 거치다 보니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셈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이 연 10% 수준임을 감안하면 4% 이상의 가입 비용은 터무니없이 높다"며 "회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권하는 게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헤지펀드들이 전문화된 고도의 투자 기법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 보수(1.93%)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높다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는 "이처럼 헤지펀드의 과도한 비용 구조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지고 더 나아가 헤지펀드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재간접 헤지펀드 운용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투신운용 측은 과도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봉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AI본부 부문장은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은 비용을 차감한 것이어서 실제 2% 정도라고 보면 된다"며 "투자자들이 목표로 하는 절대수익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 비용을 지급할지는 투자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 · 연금실장은 "기본적으로 비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불완전판매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