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CEO에 묻다] 이성희 두산엔진 사장 "두산엔진, 올 매출 목표 2조는 확보한 일감만으로 가능"
이성희 두산엔진 사장(사진)은 회사의 미래 성장전략에 대해 묻자 기자를 기술연구소로 이끌었다. 그곳에선 전문 연구인력들이 차세대 선박용 엔진과 함께 친환경 고효율 선박기자재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 사장은 "선박기자재 등 현재 5% 수준인 비(非)선박엔진 분야 매출을 2015년 24%,2020년엔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삼성증권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 서비스인 'POP EYE'에 모아진 투자자들의 질문에 대한 이 사장의 답변이다.

▼두산엔진의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주력사업인 선박용 엔진이다. 작년에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저진동 명품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 선주사들을 대상으로 이 엔진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된다. 세계 일류 상품을 통해 글로벌 1위 종합 엔진 메이커로 도약하려 한다. 이 같은 기본 성장동력 위에 신성장 동력을 더할 것이다. "

두산엔진의 사업구조는 선박엔진 분야에 편중돼 있다. 매출다변화 전략에 대해 알고 싶다.

"신성장 동력에 주목해 달라.신성장 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디젤발전 사업은 이미 본궤도에 올랐다. 그리스 괌 에리트레아 파푸아뉴기니 등에 디젤발전소용 엔진을 공급했고 방글라데시와도 계약을 맺었다. 최근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는 친환경 고효율 선박기자재다. 현재 이 분야의 핵심제품 세 가지를 개발하고 있다. 2014년 제품화해 2015년부터 매출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본다. 비(非)선박엔진 분야 매출 비중을 2020년에는 40%까지 올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 "

올해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매출 2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실 올해 매출은 기존 수주잔액에서 이미 확보돼 있다. 수주 측면에서는 해외시장 확대와 신규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신규시장 공략 대상은 브라질과 러시아다. 작년에 브라질 조선소 두 곳과 계약을 성사시켰다. 브라질 조선소가 해외에 발주한 계약을 모두 쓸어온 것이다. 브라질은 과거 조선강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공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도 조선산업 부흥을 내걸고 2030년까지 700여대에 달하는 선박을 발주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엔진제작 업체들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인도도 시간을 갖고 공략할 예정이다. "

일본 지진사태로 국내 비상발전기 시장의 최강자인 두산엔진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불행을 두고 회사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부담스럽다. 굳이 말하자면,일본 지진사태로 원자력발전소 비상발전기의 중요성이 부각된 만큼 향후 안전성이 검증된 우리 회사의 비상발전기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

주가가 공모가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EO가 생각하는 두산엔진의 적정 주가는 얼마인가.

"실질적인 가치와 성장,산업 패턴 등 복합적인 상황과 투자자들의 기대가 종합적으로 섞인 결과가 주가다. 최고경영자(CEO)가 적정 주가를 말하기는 어렵다. 경영활동을 통해 기업의 내재가치를 끊임없이 올리고,시장에서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두산엔진에 대한 유동성 우려가 있었다. 해소됐나.

"대규모 손실을 봤던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계약이 작년 10월 종료됐다. 그동안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던 밥캣도 올해부터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좋은 실적과 상장 자금유입,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로 전환됐다. 유동성 리스크는 없다. "

올해 매출과 이익 목표는.

"2011년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16.7% 증가한 2조191억원으로 잡고 있다. 영업이익은 2598억원으로 12.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


◆ 두산엔진은…선박 디젤엔진 세계 2위, 70여개 조선사가 고객

세계 2위의 선박용 디젤엔진 생산업체다. 2010년 기준 제품별 매출 비중은 선박의 주 추진기관인 저속엔진이 88%,중소형 선박 추진기관인 중속엔진이 8%,원전 등 대규모 플랜트 비상 발전용 디젤엔진 등이 4%다.

두산중공업이 대주주이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매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조선소와 다수의 중국 조선업체 등 70여곳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크랭크샤프트 및 엔진단조 부품을 조달하고 있어 엔진 제작에 따른 일괄적인 부품소싱이 가능하다.

거래처별 매출비중은 주주사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약 40%,국내 기타 조선소가 15%,중국 조선사가 35% 수준이다. 지난 1월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작년 매출은 1조7301억원,순이익은 1655억원을 올렸다. 조선산업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급격한 수주량 증가세를 보여왔으며,그 결과 2010년에는 전년 대비 150% 이상 증가한 수주실적을 나타냈다.



◇알림=다음 회에는 이장호 BS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이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입니다. 질문 있으신 분은 삼성증권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 서비스인 'POP EYE'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창원=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