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민ㆍ관 합동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 조사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와국내 기름값 사이에 비대칭성이 나타난 사례가 상당수 확인됐다”고 6일 발표했다. 비대칭성은 ‘국제 유가가 오를 때의 국내 판매가격 움임’과 ‘국제 유가가 내려갈 때의 국내 판매가격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정부가 정유사에 기름값 인하를 압박한 핵심논리였다.

그러나 TF 핵심 멤버로 정부대책 발표때 배석한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 발표는 상당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칭성 연구를 담당한 윤교수는 이날 “신뢰성 있는 자료를 확보한 2008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간 단위로 국내외 유가를 분석한 결과 비대칭성이 있다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이 기간 국제원유가격(두바이유 기준)과 정유사 공급가격사이에는 비대칭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국제휘발유 가격과 정유사 공급가격 간에는 분석 기간에 따라 1주일 정도는 비대칭성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3주 정도 지나면 비대칭성이 사라졌다. 2008년 5월~2010년 12월 중 국제 휘발유 가격이 1원 오르거나 내릴 때 첫주에는 정유사 공급가격 상승폭(0.34원)이 하락폭(0.117원)보다 컸지만 3주후에는 상승폭(0.884원)이 하락폭(0.913원)보다 오히려 작았다. 윤교수는 “이런 분석 결과를 보고하자 TF에 참여한 정부 측 인사가 ‘정유사에 면죄부를 주자는 거냐’고 말해 더 이상 의견을 개진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비대칭성이 있다고 인정해도 정유사가 폭리를 취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이런 내용을 발표문에 담자고 했는데 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는 비대칭성이 있으니 정유사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할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문제를 잘못 짚었다”며 “서로 다른 가격이 1 대 1 대칭으로 움직이는 것은 현실에서는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