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7일 삼성전자의 1분기 예상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막을 올린다.다소 부진한 성적이 전망된 만큼 시장의 변동성을 또 한 차례 높일 수 있는 변수다.전문가들은 상승 추세를 훼손하긴 어렵다고 봤다.다만 실적 추이에 따라 종목별로 압축적으로 대응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6일 코스피지수는 3.72포인트(0.17%) 내린 2126.71에 마감했다.외국인이 16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가며 51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한때 연기금 자금이 유입되면서 장중 최고치인 2136.29까지 치솟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기관이 1710억원,개인이 255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2.33% 하락했다.반도체 설비투자를 보류한다는 미확인 소문이 겹치면서 관련주의 투자심리도 끌어내렸다.코스닥지수는 3.68포인트(0.68%) 내린 533.98에 마감했다.

7일 증시 역시 삼성전자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열기 때문이다.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D램 고정거래가격의 부진,태블릿 PC의 재고 부담 등으로 전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낮춰져 있다는 평가다.2분기 이후 업황 회복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국내 증시 시총 1위 기업의 부진한 성적은 단기적인 시장 출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에 대해 강세 마인드를 유지하되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와 기계,철강,화학 대표주에 대한 압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ECB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유동성을 공급해왔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하지만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ECB금리에 민감한 유럽계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주요 매수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심리도 아직 견고하다는 평가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기간조정으로 덜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 호조세도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전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코스피지수 6포인트 정도에 해당하는데,지수 하락세가 그 미만이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플러스였다는 설명이다.

즉 주식시장이 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다소 불규칙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상승추세를 의심할 필요는 적다고 진단했다.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국내 기업 실적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최근 2분기와 3분기 실적전망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자도 1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3분기까지 실적 개선이 예상됐다.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전망되는 만큼 ‘옥석가리기’전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전문가들은 운수장비 등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동시에 유입되는 업종을 그 예로 들었다.원화강세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계속 이어갈 만하다는 조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