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파죽지세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지만 증시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차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할 당시 불었던 '주식투자 열풍'은 온데간데 없고 아랫목은 냉냉한 찬바람만 여전하기 때문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분위기가 차분한 이유는 외국인 단일 수급과 대형주 쏠림 현상, 개인투자가들의 관망세 때문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개인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기 전까지는 이러한 냉냉한 시장분위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재탈환하며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외국인들은 전날까지 16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같은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5630억원으로 5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예탁금 증가는 이제야 예열단계 정도에 머물고 있고, 오히려 펀드환매는 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4일째 순유출세가 이어지고 있고, 같은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1조2771억원에 이른다.

'쇼퍼홀릭'으로 떠오른 외국인들이 끌어올리는 장세인 데다 대형주에 매기가 쏠리면서 종목장세를 제한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집계한 외국인 쇼핑리스트에는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9850억원 순매수)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포진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KB금융 OCI 기아차 LG화학 삼성중공업 하이닉스 삼성화재 우리금융 한국전력 NHN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현대건설 케이피케미칼 현대제철 현대홈쇼핑 등이 '러브콜'을 받았다.

외국인과 더불어 또다른 수급주체인 자문형 랩도 일부 고액 자산가로 이뤄져 있어 일반 개인투자가와는 거리가 멀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급등과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악재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는 개인투자가들이 확신을 갖고 시장에 진입해야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할 당시에는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었지만 현재는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 등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다"며 "부동산 시장도 침체돼 있어 개인들이 상승장에 동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개인투자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이전 고점인 2100선을 훌쩍 뛰어넘어 2300선에는 도달해야 적극적으로 주식투자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렇게 된다면 차분했던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