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예상 실적이 최근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켰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주가도 이미 부진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37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의 2011년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09년 3분기 이후 7분기만이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6% 감소했으나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7%, 전년 동기 대비 34.2% 감소했다. 이는 최근 낮아진 예상치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후 추정치는 매출액 37조9693억원, 영업이익은 2조8139억원으로 낮아졌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에 대해 "한 달전 기대치보다는 못하지만 최근 시장 우려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전분기보다 좋지 않지만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악재 해소 정도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 감소는 반도체 부문의 선방에도 패널 가격 하락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고 갤럭시탭, 스마트폰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7000~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램 가격 하락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높은 경쟁력을 앞세워 선방했다는 평가다.

LCD는 1000억~2000억원 가량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진한 TV 판매 탓에 LCD 패널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신공정 도입에 따른 수율 하락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분기 1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휴대폰 부문도 1조1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탭, 갤럭시S 등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스마트폰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은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미디어 부문도 소폭 흑자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반도체가 좋아질 가능성이 더 크다. 그동안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없고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라며 "휴대폰도 2분기에 당장 좋아지진 않겠지만 새제품이 5~6월에 나오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작년처럼 분기당 5조원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반도체 영업이익이 2조5000억원 정도에 이르고 LCD 사업부가 흑자전환하는 등 전체 영업이익 4조1000억원까지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만 2조원대 중후반까지 나올 것"이라며 "4월 상반월 고정거래선 가격도 5~7% 인상되면서 반도체 실적 호조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이미 바닥을 찍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1분기 부진은 최근 주가가 90만원대 아래로 내려갔을 당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가근 애널리스트도 "주가가 실적을 따라간다고 볼 때 주가도 실적과 함께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