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가 불통되는 사고가 발생해도 3시간 이하의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은 이동통신사에 의해 보상을 받을 방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사의 서비스 이용 약관 때문이다.

7일 KT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1시10∼35분께 서울 강남·서초·송파 일대에서 KT가 3세대(3G)로 제공하는 음성·문자·데이터 서비스의 접속이 중단된 사고가 발생했다.

KT는 이에 대해 "망 성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잘못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보상 약관에 따르면 3시간 이상 불통이 아니기 때문에 보상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KT의 W-CDMA(3G) 서비스 이용약관은 "회사의 잘못으로 고객이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그런 내용을 회사에 알린 후부터 3시간 이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거나 1개월 동안 서비스 장애발생이 총 1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손해배상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동통신기업 펀더멘탈 전문가는 "국내에서 3시간 불통은 지진 등 천재지변 발생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조건에 관한 약관 내용은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LG U+)도 동일하다고 KT 관계자는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 같은 방대한 지역에서 콜드롭(통화 끊김 현상)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 된 바는 없었다"며 "통화 끊김의 원인이 단말기인지 네트워크 문제인지도 알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용 약관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인가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현재 이용 약관 변경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이용 약관은 절차상 이통사에서 신고하는 것"이라며 "불편 사례가 지속 보고되면 약관 변경에 대해 검토해 볼 수 있고 이통사에 이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통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가 가입자를 보호하는 대책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지난해 이동통신 분야 구제 사건(418건) 중 35건이 통화 불통과 관련된 분쟁이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