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도와주기식 정책은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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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중소기업학회 신임 회장
"정부가 중소기업 등에 지원하는 연구 · 개발(R&D) 과제의 성공률이 98%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54 · 사진)는 중소기업학회의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김 교수는 8일 중소기업학회장에 취임한다. 임기는 1년.중소기업학회는 회원 2000여명으로 국내 학회 중 한국경제학회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그는 "현재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육성 발전에 초점을 맞춘 발전형이 아니라 도와주기식 복지형에 맞춰져 있다"며 "향후 학회의 방점을 중소기업 지원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데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큰 대표적 사례로 R&D 예산정책을 꼽았다. 국가 R&D 관련 예산이 15조원에 이르지만 과제 설정이 잘못돼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 과제가 공급자 중심,도와주기식이다 보니 성공률이 지나치게 높고 사업화 비율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학회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정부에 이 같은 개선 방향을 건의할 방침이다.
김 교수가 고민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국내 중소기업의 '노후화'다. "한국 산업화의 주역들이 은퇴 시기에 이르면서 중소기업 창업자가 70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다음 세대로 온전하게 계승하는 일이 국가적 과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장수기업을 늘리는 방안도 학회 내부에서 다루기로 했다. 그는 "기업 승계가 자본의 승계가 아닌 고용의 승계라는 점을 정부나 사회가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학회는 중소기업의 신흥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연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성장률이 1~2%에 머무르는 선진국 시장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이 성장성을 온전히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두 자릿수 '성장 국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중소기업 관련 과제들을 모아 학회 차원에서 '50-50포럼'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 중소기업 발전 50년사를 돌아보고,향후 50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되는 동반성장과 관련한 학계의 역할도 강조했다. "제대로 된 수치와 통계가 없다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정확한 문제 진단보다는 명분과 도덕성을 가지고 논리를 펴고 있다"며 "학계가 먼저 관련 데이터를 정확하게 모으고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54 · 사진)는 중소기업학회의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김 교수는 8일 중소기업학회장에 취임한다. 임기는 1년.중소기업학회는 회원 2000여명으로 국내 학회 중 한국경제학회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그는 "현재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육성 발전에 초점을 맞춘 발전형이 아니라 도와주기식 복지형에 맞춰져 있다"며 "향후 학회의 방점을 중소기업 지원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데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책 변화의 필요성이 큰 대표적 사례로 R&D 예산정책을 꼽았다. 국가 R&D 관련 예산이 15조원에 이르지만 과제 설정이 잘못돼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 과제가 공급자 중심,도와주기식이다 보니 성공률이 지나치게 높고 사업화 비율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학회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정부에 이 같은 개선 방향을 건의할 방침이다.
김 교수가 고민하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국내 중소기업의 '노후화'다. "한국 산업화의 주역들이 은퇴 시기에 이르면서 중소기업 창업자가 70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다음 세대로 온전하게 계승하는 일이 국가적 과제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장수기업을 늘리는 방안도 학회 내부에서 다루기로 했다. 그는 "기업 승계가 자본의 승계가 아닌 고용의 승계라는 점을 정부나 사회가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학회는 중소기업의 신흥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연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성장률이 1~2%에 머무르는 선진국 시장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이 성장성을 온전히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두 자릿수 '성장 국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중소기업 관련 과제들을 모아 학회 차원에서 '50-50포럼'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 중소기업 발전 50년사를 돌아보고,향후 50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김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되는 동반성장과 관련한 학계의 역할도 강조했다. "제대로 된 수치와 통계가 없다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정확한 문제 진단보다는 명분과 도덕성을 가지고 논리를 펴고 있다"며 "학계가 먼저 관련 데이터를 정확하게 모으고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