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창업 · 자영업 컨설팅 전국 로드쇼' 넷째날인 7일 한경자영업지원단은 대구광역시 달성군을 찾았다. 컨설턴트들이 처음 찾아간 곳은 논공읍 북리 중앙시장.인근에 사는 고정고객이 대부분이어서 상인들은 신규 고객 유치보다는 기존 손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에 관심이 많았다.

◆숙녀복 가게의 손님 끄는 진열법

중앙시장 안에서 30~40대 직장여성을 겨냥한 여성복 매장 '프리티우먼'을 운영하는 이은주 사장(45)은 "문을 연 지 8년째라 손님은 꾸준한데 외상이 너무 많아 자금순환이 자꾸 막히는 게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프리티우먼의 하루 매출은 기복이 심한 편이다. 서울에서 신상품을 들여온 직후엔 매출이 하루 100만~120만원까지 오르지만 재고가 거의 소진됐을 때는 하루 20만원대까지 떨어진다. 이 사장은 "외상 판매가 30%에 달해 자금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도 "고객 대부분이 언니,동생처럼 지내는 단골들이라 독촉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미수금 비중이 너무 높지만 단기간에 털어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외상 고객이 추가 구매할 경우 미수금을 10% 정도 차감해주는 '할인 방식'을 시도해보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경희 초록여우 대표는 옷을 대부분 단품으로 진열해 놓은 점을 지적했다. 노 대표는 "시장 특성상 신규 고객을 발굴하기 어렵다면 단골 손님 한 명당 판매단가를 높여야 한다"며 "재킷만 걸어두기보다는 재킷 안에 셔츠를,또 그 밑에는 스커트를 한 세트로 진열하면 훨씬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강조했다. 매장 구석에 잘 보이지 않게 배치된 벨트와 신발도 진열대 위로 올려서 적극 활용하라는 설명이다.

이들 컨설턴트는 프리티우먼의 '지속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 소장과 노 대표는 "마네킹 코디네이션을 보면 점주의 미적 감각을 알 수 있는데 이 사장은 탁월한 편"이라며 "패션 트렌드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손님들과 대화하면서 유행 패턴을 많이 소개하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비창업자들 '족집게 상담'에 환호

경산시 압량면에 상가건물을 갖고 있다는 전종배 씨 부부는 한경자영업지원단 일행이 달성군청 9층 상담장에 도착하자마자 첫 번째로 상담석에 앉았다. 전씨는 "상가건물을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해 자영업을 하고 싶은데 어떤 업종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조언을 구했다. 전씨는 건축가이면서 서예가로 예술가들이 모이는 카페형 찻집을,아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상담에 나선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비용이 많이 드는 재건축보다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충분하다"며 "주변이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것을 감안하면 주부들이 선호하는 샤부샤부 칼국수나 한정식 음식점을 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예술가들이 모이는 찻집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학생 대상 음식점은 방학 때 매출이 급감한다는 이유에서다.

달성군 논공읍에서 15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정 씨(48)는 "신규 고객은 전혀 생기지 않고 오로지 단골에 의존하는 실정"이라며 "100만원에 불과한 한 달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최재희 자영업지원단장은 "수다방을 만들어 한가한 시간에 고객을 불러모아 커피나 과일을 대접하며 담소를 나누는 방식으로 고객관리를 하면 신규 고객을 유치할 기회가 생긴다"며 "신규 고객을 소개해주는 단골에게 샴푸나 화장품을 사은품으로 주는 마케팅 전략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최 단장은 또 "숍인숍 형태로 피부방을 병행하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창업 · 자영업 컨설팅 전국 로드쇼'는 8일 전남 여수상공회의소 2층 회의실과 광양상공인회 회의실에서 다섯 번째 상담이 이뤄진다.


강창동/임현우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