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참가국들의 발상 전환이 시급하다. 과거처럼 압박만 해서는 안 된다. 북한 손에 쥐어줄 '당근'부터 찾아야 한다. "

김강일 중국 옌볜대 동북아연구원장(사진)은 7일 기자와 만나 6자회담에 대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6자회담 참가국들은 과거 북한에 핵 포기에 대해서만 압박하고 종용했을 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에 제공할 대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북한을 달랠 수 있는 '당근'을 고민하고 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기술이 발전할수록 북한은 더욱 핵 보유에 집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북한은 6자회담에 나올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6자회담이라는 이름 자체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올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책을 유지하는 게 꽤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2년 남았는데 그동안 대북정책에서 어떠한 진전이나 해결이 없었다"며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 지원 등 미국이 움직이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남북관계는 경색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사실 우리가 가장 곤란하고 조심스러운 입장이기 때문에 기존 정책 기조를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과 중국이 '밀월관계'를 맞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북 · 중 간 교역이 증가하고 있지만 단지 무역적인 측면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원장은 "양국의 이해타산이 일시적으로 맞아떨어졌으나 북 · 중 경제교류가 확대됐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