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연일 선물을 내다팔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물시장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을 야기할 경우 상승 탄력이 둔화된 증시에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

코스피지수는 7일 4.57포인트(0.21%) 하락한 2122.14로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오름세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장을 주도했던 외국인이 한발 물러서면서 반등 흐름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외국인은 장중 내내 매도 우위를 보이다 마감 동시호가 때 1000억원 가까이를 사들여 649억원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 강도가 줄긴 했지만 막판 비차익거래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여 외국인 매수세는 살아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난달 선물 · 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선물을 매수하던 외국인이 매도 우위로 돌아서며 단기 조정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전날 7840억원의 선물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3890억원을 내다팔았다. 대신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콜옵션 매도 규모를 늘리는 양상이다. 최 연구원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외국인 투자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주 옵션만기일(14일)을 앞두고 연일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선물시장 외국인의 방향 전환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매도로 선물 가격이 하락할 경우 차익거래를 이용해 선물을 팔고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포지션 청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이후 최근 한 달간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1조원 넘게 늘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물가격 변동성이 줄어 우정사업본부 등 국내 기관들은 차익거래로 크게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매도로 선물 가격이 떨어지면 국내 기관들까지 가세해 프로그램 매물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단기 급등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이 장중 현물(주식) 매수 규모를 줄일 경우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