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전체 자산의 80% 정도를 부동산으로 갖고 있다. 나머지 20%를 금융자산으로 운용한다. 금융자산의 구성을 다시 살펴보면 예금이 45%를 차지하고 있다. 펀드 4.6%,보험과 연금 24.4%보다 훨씬 비중이 높다.

만약 은퇴 후에도 이렇게 예금으로 재산을 운용한다면 많은 문제가 생긴다. 첫번째 문제는 목돈을 예금에 예치하고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는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10년 전 정기예금(1~2년 기준) 금리는 7.94%이었지만 작년 말에는 3.86%로 떨어졌다. 1억원을 정기예금으로 굴릴 경우 매달 세금을 공제한 뒤 받는 이자는 10년 전 56만원에서 지난해 말 27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두 번째 문제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목돈 관리가 힘들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치매나 뇌졸중이 올 경우에는 더 이상 자금 관리를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고령자가 목돈을 관리하면 주위사람들이 빌려가거나 투자하자는 제의가 많아지기 때문에 제대로 보관하기 어렵다.

은퇴자들이 거액의 목돈을 은행 예금으로 예치하고 이자만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과거에 사용하던 방법이다. 이제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생존기간 중에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고령화시대가 열렸다. 저금리가 진행될수록 지출을 줄여 가난하게 살아가는 노후 대책은 좋은 생활방식이 아니다.

따라서 재산이 아니라 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새겨봐야 한다. 공무원 연금을 과거에는 거의 대부분 목돈으로 탔지만 최근에는 거의 100% 가까이 연금으로 수령한다고 한다. 고령화시대 최대의 효자가 연금이기 때문이다. 노후자금은 자산보다는 지속적으로 현금이 나올 수 있는 방법으로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연금'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노후설계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은퇴 후 필요한 노후소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노후보장체계'를 기반으로 한 연금소득의 확보가 중요하다. 우선 자신의 공인인증서로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들어가 얼마의 고령연금을 탈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막연하게 국민연금을 불신하는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연금을 파악하자.다음으로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의 만기 때 가능하면 목돈으로 타지 말고 종신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간단하게 매월 연금 수입액을 계산해서 노후생활 준비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퇴 후 매달 받는 국민연금 70만원에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지급액 50만원이 있다고 가정하자.자신의 노후생활비 월 200만원에 아직도 50만원이 부족하면 노후생활 준비도는 75%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부족한 연금자금을 보충하는 자산관리를 하면 된다.

집을 줄여서 마련한 자금과 금융상품에서 나온 일시금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