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금융시장에 유동성 흐름과 환율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유동성 축소는 선진국의 출구전략과 함께 시작됐다. 아직 강도가 세지는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출구전략 시작을 예고했다. ECB가 연속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가파른 출구전략을 추진할 여지는 낮다.

미국도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차 양적완화 정책이 6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는 중단될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물가압력이 고개를 들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와 엔화 약세는 잠잠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확대는 유로권과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우려를 희석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실제로 일본 대지진 이후 호주달러가 급반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고,유가 등 각종 원자재가격의 상승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유럽의 출구전략 시작에 대해 엔 캐리 트레이드 확대가 판정승한 양상이다.

리비아 사태와 일본 지진에도 우리 증시가 최고치를 돌파한 배경에는 이 같은 글로벌 유동성의 건재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 원자재 값 오름세를 인플레이션과 교역조건의 악화로 보기보다 세계 경기 호전과 원자재 관련 산업 호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상승을 느긋하게 즐기기 위해선 달러의 반등과 원자재의 안정이 필요하다. 2분기는 두 변수 간 충돌이 관심사가 될 것이다.

조익재 <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