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행진 하이닉스 다섯번째 매각 시도…이번엔 주인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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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매각 일정 곧 공개
'구주매각+신주발행' 방식, 인수부담 줄어 매력 커져…SK·현대車 등 7~8곳 거론
'구주매각+신주발행' 방식, 인수부담 줄어 매력 커져…SK·현대車 등 7~8곳 거론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또 다시 시작됐다.
외환은행,정책금융공사 등 7개 기관으로 구성된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를 조기 매각한다'는 전제 아래 이달 말께 매각 방법,일정 등을 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매각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책금융공사의 의지가 강해 주인찾기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닉스 주인찾기,다섯 번째 시도
하이닉스 매각 시도는 이번이 공식적으로는 세 번째다. 그러나 2008년 9월 주주협의회가 공개매각 방침을 정하기 직전 물밑 매각작업을 벌인 것까지 고려하면 다섯 차례나 된다. 첫 번째 매각 시도는 2005년 하이닉스가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졸업한 직후에 있었다. LG전자는 가전 · TV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했으나 주주협의회 지분이 50%를 넘는 등 자금부담이 커 인수를 포기했다. 주주협의회가 지분을 28.1%까지 낮춘 2007년엔 SK그룹이 인수후보로 거론됐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협의회가 공개매각을 추진한 2009년 9월에는 효성이 단독으로 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효성 측이 그해 11월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주주협의회는 곧바로 재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시한인 이듬해 2월까지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여 후인 올해 1월,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연초에 하이닉스 매각의 기본 틀을 갖추겠다"고 밝히면서 다섯 번째 매각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이번에도 어렵다 vs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주협의회가 갖고 있는 하이닉스 지분 15%(8850만주)를 7일 종가(3만2000원)로 산다면 2조8320억원이란 거금이 든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인수대금은 3조원을 넘어선다. 주주협의회 지분이 높았던 이전에 비해 인수기업의 부담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래서 이번 매각작업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매각 성공을 점치는 낙관론도 많다. 근거는 세 가지다. 정책금융공사가 '구주매각+신주발행'을 통한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게 첫 번째 근거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엔 인수기업이 주주협의회 지분을 사들여도 매년 3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컸는데 신주발행을 곁들이면 투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분석한 구주매각+신주발행 방식의 다섯 가지 매각 시나리오를 보면 주당 3만1600원(4월1일 종가) 기준으로 1조8650억~3조7310억원의 자금으로 경영권 인수와 일정 투자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작년 일본 엘피다,미국 마이크론,대만 난야,파워칩 등 후발주자들이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것도 호재다. 인수 이후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점에서다.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초대형 매물 매각이 끝났거나 매각 수순을 밟으면서 금융시장 부담이 줄어든 것도 낙관론의 근거다.
◆인수후보 기업은 어디
현재 하이닉스를 인수할 후보군으로는 7~8개 대기업이 꼽힌다. 아직까지는 인수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 '단골 후보'인 LG는 인수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2009년 인수의향을 밝힌 효성도 재시도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M&A는 없다"고 '하이닉스 인수설'을 부인했다. 포스코와 동부그룹도 후보군으로 꼽히지만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에,동부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한화와 GS는 작년 2월 주주협의회가 재매각을 추진할 때 인수후보로 거론되자 "하이닉스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SK와 현대자동차도 인수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SK는 반도체 소재 · 화학 업종과의 시너지 효과란 점에서,현대차는 건설 인수에 이은 새 성장동력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두 그룹은 "전혀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태명/류시훈 기자 chihiro@hankyung.com
외환은행,정책금융공사 등 7개 기관으로 구성된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는 8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를 조기 매각한다'는 전제 아래 이달 말께 매각 방법,일정 등을 결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매각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책금융공사의 의지가 강해 주인찾기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닉스 주인찾기,다섯 번째 시도
하이닉스 매각 시도는 이번이 공식적으로는 세 번째다. 그러나 2008년 9월 주주협의회가 공개매각 방침을 정하기 직전 물밑 매각작업을 벌인 것까지 고려하면 다섯 차례나 된다. 첫 번째 매각 시도는 2005년 하이닉스가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졸업한 직후에 있었다. LG전자는 가전 · TV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했으나 주주협의회 지분이 50%를 넘는 등 자금부담이 커 인수를 포기했다. 주주협의회가 지분을 28.1%까지 낮춘 2007년엔 SK그룹이 인수후보로 거론됐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협의회가 공개매각을 추진한 2009년 9월에는 효성이 단독으로 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효성 측이 그해 11월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주주협의회는 곧바로 재매각을 추진했으나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시한인 이듬해 2월까지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여 후인 올해 1월,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연초에 하이닉스 매각의 기본 틀을 갖추겠다"고 밝히면서 다섯 번째 매각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이번에도 어렵다 vs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주협의회가 갖고 있는 하이닉스 지분 15%(8850만주)를 7일 종가(3만2000원)로 산다면 2조8320억원이란 거금이 든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인수대금은 3조원을 넘어선다. 주주협의회 지분이 높았던 이전에 비해 인수기업의 부담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래서 이번 매각작업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매각 성공을 점치는 낙관론도 많다. 근거는 세 가지다. 정책금융공사가 '구주매각+신주발행'을 통한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게 첫 번째 근거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과거엔 인수기업이 주주협의회 지분을 사들여도 매년 3조원이 넘는 투자비를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컸는데 신주발행을 곁들이면 투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분석한 구주매각+신주발행 방식의 다섯 가지 매각 시나리오를 보면 주당 3만1600원(4월1일 종가) 기준으로 1조8650억~3조7310억원의 자금으로 경영권 인수와 일정 투자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작년 일본 엘피다,미국 마이크론,대만 난야,파워칩 등 후발주자들이 막대한 적자를 보면서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것도 호재다. 인수 이후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점에서다. 현대건설 대한통운 등 초대형 매물 매각이 끝났거나 매각 수순을 밟으면서 금융시장 부담이 줄어든 것도 낙관론의 근거다.
◆인수후보 기업은 어디
현재 하이닉스를 인수할 후보군으로는 7~8개 대기업이 꼽힌다. 아직까지는 인수의사를 밝힌 곳은 없다. '단골 후보'인 LG는 인수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2009년 인수의향을 밝힌 효성도 재시도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M&A는 없다"고 '하이닉스 인수설'을 부인했다. 포스코와 동부그룹도 후보군으로 꼽히지만 포스코는 대한통운 인수에,동부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한화와 GS는 작년 2월 주주협의회가 재매각을 추진할 때 인수후보로 거론되자 "하이닉스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SK와 현대자동차도 인수후보로 등장하고 있다. SK는 반도체 소재 · 화학 업종과의 시너지 효과란 점에서,현대차는 건설 인수에 이은 새 성장동력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두 그룹은 "전혀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태명/류시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