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만기 3개월 기업어음(CP)을 3년짜리 회사채로 바꾸는 부채 구조조정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행금리가 크게 떨어져 비용 절감이라는 부수효과를 얻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이날 만기 3년짜리 회사채 600억원어치를 연 8.6%의 금리로 발행했다. 지난 2월 동일 만기 채권을 연 8.8%에 발행한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새 금리가 0.2%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10월(연 8.9%)에 비하면 금리 하락폭은 더 크다. 동부제철의 신용등급은 'BBB'로 이번주 채권을 발행한 기업 중 가장 낮다.

앞서 채권을 발행한 현대상선은 5년 만기 채권 금리가 직전 연 6.20%에서 6.05%로 낮아졌다. SKGS건설도 이전에 발행했던 채권보다 각각 0.01%포인트,0.45%포인트 하락한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한 한진해운의 경우 5년 만기 발행금리가 연 6.03%로 직전 발행 때보다 0.57%포인트 하락해 주요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이처럼 발행금리가 떨어지는 이유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7월 이후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지만 3년 만기 국고채 유통금리는 작년 6월 말 연 3.86%에서 전날 3.68%로 되레 0.18%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연 4.77%였던 회사채(3년 만기 · AA-기준) 금리도 4.48%로 낮아졌다.

이에 힘입어 다음주(11~15일)에도 회사채 발행은 활발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2000억원)을 비롯해 삼성물산(3000억원) LG디스플레이(3000억원) 롯데건설(3500억원) 등이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총 발행 규모는 22건,1조8098억원으로 이번주 15건,1조2507억원에 비해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12일)를 앞두고 우호적인 조건에 채권을 발행하려는 기업이 많다고 보고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