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대주주인 구자준 회장(LIG손해보험 회장)은 "LIG건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8일 말했다. 그는 "LIG넥스원의 지분 일부를 팔아 금융권에 진 빚을 갚는 방안도 여러 대책 중의 하나로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일각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LIG건설의 대주주들이 책임을 지지 않고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LIG그룹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회장이 1999년 LG화재(현 LIG손보)를 LG그룹에서 분리해 나오면서 만들어진 그룹이다. 2002년 넥스원퓨처스(현 LIG넥스원)를 설립하고 2006년과 2008년 건영과 한보건설을 인수한 뒤 두 건설사를 합병,LIG건설을 만들었다. 현재 주력 계열사는 LIG손보 LIG넥스원 LIG건설 등이며,이 중 LIG건설이 부동산시장 침체로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LIG건설은 채권 은행들과 사전협의 없이 지난달 21일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대주주들이 손실 책임을 은행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난을 일부 받았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해 "대주주들이 LIG건설을 인수한 이후 투입한 자금 규모가 5000억원을 넘는다"며 "도덕적 해이 주장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주주인 구씨 일가는 신한은행 전북은행 등에서 130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LIG넥스원 지분 50%와 LIG손보 주식 500만주(지분율 8.3%)를 담보로 맡겼다. 구 회장은 "비상장사인 LIG넥스원 지분 50%의 가치는 못 잡아도 4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으며 상장사인 LIG손보 지분 500만주는 1300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LIG넥스원은 미사일 등에 쓰이는 유도장치와 레이더 등 군수물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9400억원 정도의 매출과 400억원을 약간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구 회장은 "2013~2014년께면 LIG넥스원의 매출이 1조3000억원대가 될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1조원에 이르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한은행과 전북은행에서 차입한 1300억원과 우리은행에서 빌린 1620억원 등을 대출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과 전북은행의 대출금의 만기는 오는 9월 말 이며 우리은행 대출금은 만기가 2014년 2월이다.

구 회장은 "우선 LIG넥스원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 3000억원 규모 대출금은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10일 전 발행한 기업어음(CP) 42억원어치에 대해 "되사줄 경우 다른 CP 보유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매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수익을 많이 내는 LIG손보가 LIG건설을 지원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지원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LIG손보가 2010회계연도(2010년4월~2011년3월)에 1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따른 중간정산 600여억원,타이거펀드 등 펀드 투자에서의 이익 감소분 300여억원,LIG건설 관련 상각 100여억원 등 1000여억원의 일회성 손실요인이 발생해 순이익 예상치 2000여억원에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