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한국 문화를 둘러보고 타이거JK와 보아 등 많은 가수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재즈와 R&B 등 장르를 넘나드는 최고의 아티스트들이었어요. 저는 칭찬에 인색한 편이지만 한국음악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번에 크게 감명 받은 덕분에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

'팝의 전설' 퀸시 존스(78 · 사진)는 8일 CJ E&M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CJ E&M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그는 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앨범인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1982),전 세계 주요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자선 음반 '위 아 더 월드' 등을 제작해 27개의 그래미상을 받은 미국의 거물 프로듀서다.

"K-POP은 서구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창의성이 뛰어나고 안무와 몸짓언어도 탁월합니다. 무엇보다 아티스트들이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 음악이 한(恨)의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유래됐다고 들었는데 그게 음악의 본질이죠.시카고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음악을 들으면서 시카고 음악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어요. "

한국 음악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통'이 필수라고 그는 강조했다. "전 세계 음악 시장 어디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티스트가 어디서 왔는지보다 소통이 더 중요합니다. 인터넷과 아이튠스 등을 통해 관심을 끌고 많은 사람들이 즐기도록 해야 합니다. "

그러나 불법복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음악시장에서 불법복제는 95% 이상을 차지합니다. 불법복제로 인해 음악인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되죠.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음악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찾고 있습니다. "

숱한 음악 작업의 원동력에 대해 그는 "내 음악은 일상에서 접하는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며 "인간 퀸시 존스를 능가하는 음악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로듀서의 자질에 대해서는 "음악 프로듀서 역할은 영화감독과 비슷하다"며 "아티스트,엔지니어들과 신뢰와 사랑으로 관계를 맺고 훌륭한 앨범을 내겠다는 영혼의 교감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