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대출 규제, 달러화 유입 억제 조치

브라질이 인플레율 상승과 헤알화 환율 강세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가 내놓는 처방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구매력 위축, 기업들에는 수출경쟁력 둔화를 가져오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8일(현지시간)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금융거래세(IOF) 세율을 1.5%에서 3%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과도한 소비가 인플레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주택 구매 등 서민 생활 개선을 위한 대출은 제외된다"고 말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간 인플레율 억제 목표치를 4.5%로 설정하고 ±2%포인트의 허용한도를 두고 있다.

인플레율이 6.5%를 넘지 않으면 억제 목표치가 달성됐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최근 12개월간의 인플레율은 6.3%로 집계돼 억제 목표치를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은 올해 인플레율 억제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민간에서는 12개월 인플레율이 8월께 6.5%를 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간 인플레율이 6%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인플레율은 2004년 이래 가장 높은 5.91%였다.

인플레율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오는 19~20일 열리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Copom) 회의에서 현재 11.75%인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편, 헤알화 과다절상을 억제하기 위한 IOF 세율 인상 조치도 이날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헤알화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84헤알을 기록했다.

2008년 8월 6일의 달러당 1.578헤알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환율이 달러당 1.6헤알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달 말 은행과 기업의 해외 차입 달러화에 대한 IOF 세율을 6%로 인상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과세 대상을 만기 1년 이하에서 2년 이하로 확대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세계 최고 수준인 11.75%라는 점을 이용해 금리차익을 노린 단기투기성 자금(핫머니)이 가세한 달러화 유입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1분기 달러화 순유입액은 356억 달러로 1982년부터 집계가 시작된 이래 1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종전 최대치인 2006년의 177억 달러보다 2배 이상 많고, 지난해 연간 유입액 243억5천만 달러보다도 46% 많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브라질 정부는 인플레율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보이고 있다.

헤알화 가치 안정보다 인플레율 억제를 우선한다는 의미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