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자금지원 수순에 돌입했다. EU 재무장관들은 엄격한 자구노력을 전제로 구제금융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고, EU 고위 관리는 내달 중순까지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구제금융 규모로 800억유로를 언급했다. EU 재무장관들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내달 중 개혁프로그램이 채택돼 (총선에 따른) 새 정부 출범 이후 신속히 이행되는 것을 확실히 하는 포르투갈 내 '초당적 합의'를 얻기 위한 준비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포르투갈 측과 협상을 통해 구제금융 협정안을 마련한 뒤 내달 16일 예정된 EU 경제·재무장관이사회(ECOFIN)에 제출해 승인을 요청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이 확정되면 EFSF가 3분의 2를, IMF가 3분의 1을 각각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EU는 오는 6월5일 포르투갈 총선 일정을 고려, 주제 소크라테스 총리가 이끄는 '관리 정부'는 물론 제1야당도 협상에 참여시킬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유럽중앙은행(ECB)-IMF 등으로 구성된 공동전문가팀이 조만간 포르투갈을 방문, '관리 정부' 및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 등과 구제금융 규모, 금리조건, 개혁 프로그램 등을 둘러싼 세부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EU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세 번째 유로존 국가가 된다. 포르투갈은 지난달 23일 소크라테스 정부가 마련한 긴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것을 계기로 재정 위기가 고조돼 국채 금리가 10년 만기 기준으로 9%대로 치솟으면서 결국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