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서울 반포동 서래마을 거리는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2000여명의 프랑스인들이 사는 서래마을이지만 거리와 일대 레스토랑을 메운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10년 전부터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 미국인 카터 씨는 "몇 년 전부터 서래마을에 한국 젊은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래마을처럼 한국인이 활발하게 드나드는 외국인 타운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서울 이촌동 일본인 타운이나 이태원 정도를 빼면 대부분의 외국인 타운은 폐쇄적인 '그들만의 타운'이다. 한국의 주류 사회와 단절되다 보니 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는 슬럼화 현상이 확산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9년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 사범은 3만8986명. 2004년 1만2821명에 비해 204% 늘었다. 조직범죄 등 강력사범이 6870명(17.6%)으로 가장 많았다. 2004년 이후 2009년까지 연평균 30%씩 증가했다.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시선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동남아 근로자들이 모여 사는 안산 원곡동 거리에선 밤에 한국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젊은 한국 여성들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다.

인종주의 사이트들도 인터넷 공간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넷 카페인 다문화정책반대 등의 사이트엔 5000여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다. 전해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외국인 근로자 유입으로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인식 등 경제적 요인 때문에 외국인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