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8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의 지분율이 상승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8일간 4조7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 연속 순매수 기록 중 기간으로는 세 번째로 길다.

이 기간에 가장 많은 외국인 러브콜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로 1조5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포스코(4538억원) 현대중공업(3527억원) KB금융(2833억원) 기아차(2052억원) LG화학(1712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이에 따라 시총 상위 20개 종목 중 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작년 말 16.82%에서 21.74%(8일 기준)로 4.92%포인트 높아졌다. LG는 31.02%로 1.89%포인트 늘었다. 삼성생명(1.51%P) 기아차(0.99%P) LG전자(0.30%P) 삼성전자(0.20%P) 등도 지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시총 상위 20위 내 종목 중 현대차는 13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휘발유 가격 인하로 이익 감소 우려가 높아진 SK이노베이션(985억원)과 에쓰오일(480억원) 등도 팔아치웠다.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는 종목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닉스에 대해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시작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부터 제품가격 상승과 판매 물량 증가가 동반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차 역시 연중 내내 '깜짝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 503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며 "올 글로벌 판매는 신모델 출시 효과와 일본 자동차업체의 가동률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257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8일간 시총 상위 20위권 밖에서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높아진 종목에는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주와 동부화재 현대해상 삼성화재 등 보험주가 여럿 포함됐다. 서정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조선사들은 초대형 컨테이너와 해양 부문의 발주를 중심으로 상반기 내내 수주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주는 금리인상기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