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소기업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규모 자금을 공모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중소기업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소액 자금을 모집하는 기법인 '크라우드 펀딩(crowd-funding)'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중소기업이 재무제표 공개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제도다. SEC는 1992년 일반인들의 투자를 쉽게 한다는 명목으로 100만달러(11억원) 이하의 공모 때 복잡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를 악용한 사기 사건이 잇따르자 1999년 제도를 사실상 폐지했다.

메리 샤피로 SEC 의장은 최근 일부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SEC가 중소기업 대표 및 주 당국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하기 위해 제도적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피로 의장은 10만달러 이하의 자금 모집 때 크라우드 펀딩을 허용해달라는 청원에 개인과 단체를 포함해 150명이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안이 허용되면 중소기업은 인터넷 사이트나 페이스북 등 SNS를 이용해 가령 1인당 100달러씩 1000명의 투자자로부터 복잡한 절차 없이 10만달러를 모집할 수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