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마스터스 골프대회] '조용히' 안내판 없어도 알아서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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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전 수준도 세계 최고
휴대폰 소리 한 번도 안들려
장애인 지정석 마련 '배려'…자리 비워도 아무도 안 앉아
휴대폰 소리 한 번도 안들려
장애인 지정석 마련 '배려'…자리 비워도 아무도 안 앉아
최경주와 타이거 우즈가 동반 플레이한 3라운드 1번홀(파4).우즈가 아깝게 파 퍼트를 놓치자 그린 주변의 '페이트런(갤러리)'들이 웅성거렸다. '최경주의 파 퍼트가 방해를 받겠구나' 하고 걱정하는 순간 누군가 "쉿!" 하자 이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마스터스 대회장에서는 선수들이 티샷할 때와 퍼팅할 때 페이트런에게 높이 들어보이는 '조용히'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관전 수준이 높다.
간이 접이의자 설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장소는 6번홀(파3)과 15번홀(파5),16번홀(파3)을 동시에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온 A씨는 여기에 의자를 놓은 뒤 다른 홀을 돌아다니느라 자리를 오래 비웠다. 등판에는 명함을 꽂아놓았다. 그는 "다시 돌아와 보니 빈 자리는 그대로였다"고 했다.
로버트 타이어 존스 전 마스터스대회 회장(1902~1971)은 "경기 규정 못지않게 페이트런 에티켓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양식 있고 배려 있는 페이트런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페이트런은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연습라운드부터 대회 3라운드까지 티박스와 그린 주변에서 휴대폰 소리가 들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취재기자라도 기자실 문 밖으로 전화를 갖고 나가 통화하다 적발되면 퇴장당한다. 카메라 촬영도 마찬가지다.
대회장 입장에서부터 부정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지난해 한국인 4명이 입장한 뒤 1명이 티켓 3장을 갖고 나가 다른 3명을 데리고 들어가다 들켰다. 이들에게는 영원히 티켓이 발급되지 않는다.
반면 주최 측의 페이트런 배려도 눈에 띈다. 주요 7개 홀 티박스와 그린에 장애인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을 지정했다. 6군데에는 응급처치 약과 요원을 배치했다. 회원들이 경기 관련 자원봉사를 하면 1년에 한 번 무료로 라운드할 수 있는 특전을 주는 것도 독특한 문화다.
오거스타=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마스터스 대회장에서는 선수들이 티샷할 때와 퍼팅할 때 페이트런에게 높이 들어보이는 '조용히' 안내판을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관전 수준이 높다.
간이 접이의자 설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장소는 6번홀(파3)과 15번홀(파5),16번홀(파3)을 동시에 지켜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서 온 A씨는 여기에 의자를 놓은 뒤 다른 홀을 돌아다니느라 자리를 오래 비웠다. 등판에는 명함을 꽂아놓았다. 그는 "다시 돌아와 보니 빈 자리는 그대로였다"고 했다.
로버트 타이어 존스 전 마스터스대회 회장(1902~1971)은 "경기 규정 못지않게 페이트런 에티켓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양식 있고 배려 있는 페이트런의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페이트런은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연습라운드부터 대회 3라운드까지 티박스와 그린 주변에서 휴대폰 소리가 들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취재기자라도 기자실 문 밖으로 전화를 갖고 나가 통화하다 적발되면 퇴장당한다. 카메라 촬영도 마찬가지다.
대회장 입장에서부터 부정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지난해 한국인 4명이 입장한 뒤 1명이 티켓 3장을 갖고 나가 다른 3명을 데리고 들어가다 들켰다. 이들에게는 영원히 티켓이 발급되지 않는다.
반면 주최 측의 페이트런 배려도 눈에 띈다. 주요 7개 홀 티박스와 그린에 장애인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을 지정했다. 6군데에는 응급처치 약과 요원을 배치했다. 회원들이 경기 관련 자원봉사를 하면 1년에 한 번 무료로 라운드할 수 있는 특전을 주는 것도 독특한 문화다.
오거스타=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